[OSEN=대구, 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김인식 감독은 이번주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최영필을 불펜으로 돌리는 변화를 줌으로써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나타냈다.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등판한 김백만은 일종의 위장 선발이었다. 김백만은 2이닝 동안 35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구원등판한 최영필이 3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믿었던 구대성(39)-브래드 토마스(31) 라인이 차례로 무너지며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했다. 구대성은 6회말 1사 후 최영필에 이어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타자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7회말에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후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박석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한 고비를 넘겼지만 불안불안한 피칭이었다. 결국 8회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뒤 김창희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둘 다 초구에 허용한 것이었다. 결국 구대성은 무사 1·2루 위기를 남겨놓은 채 강판됐다. 역전주자를 등에 업고 등판한 토마스는 행운이 먼저 따랐다. 김재걸의 희생번트 때 1루수 김태균이 빠른 판단으로 2루 주자를 3루에서 아웃시켜 1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토마스에게는 곧 불운이 덮쳤다. 진갑용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윤재국 앞에 간발의 차이로 그라운드에 떨어지며 안타가 됐다. 결국 1사 만루. 신명철을 좌익수 뜬공으로 무사히 처리했으나 톱타자 박한이를 맞아 초구부터 폭투를 저질러 동점을 허용했다. 김이 샌 토마스는 박한이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구대성은 1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올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제대로 된 컨디션을 회복한 후 가장 좋지 않은 피칭이었다. 토마스는 1이닝 2피안타 1폭투 1실점으로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말았다. 경기 후반부 상대팀의 구토를 유발하는 구대성-토마스 라인이었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외국인선수 2명 동반 퇴출 후 오히려 전력상승 효과를 업은 삼성 타선의 뒷심에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날이 있으면 저런 날도 있는 법. 한 번 무너졌다고 주눅들 선수들은 아니다. 한화 김인식 감독도 경기 후 “타자들이 타격 기술이 없다. 다들 볼에만 방망이가 나가고 있다. 특히 김태완이가 그렇다”며 올 시즌 처음으로 동시에 무너져내린 구대성-토마스 라인보다도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타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