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한국땅'. 약간 비뚤어지게 씌었지만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마케도니아 국적의 스트라이커 스테보(26, 포항)가 한글로 '독도는 한국땅' 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유니폼 안에 입고 나섰다. 그는 전반이 끝나면서 중계 카메라를 보고 유니폼을 들어올려 자신의 뜻을 한국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독도 문제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마케도니아 출신 선수가 왜 그런 문구를 썼을까? 자신의 조국이 영토 문제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스테보는 국적은 마케도니아 국적이지만 세르비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세르비아를 또 하나의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코소보 사태를 보며 자란 스테보에게 영토에 대한 문제는 큰 아픔이 아닐 수 없었다. 세르비아계인 그에게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땅이며 최근 분리 독립을 선언한 것에 대해 세르비아 정부가 강력하게 항의하지 못하는 것도 아픔인 것이다. 코소보 사태는 알바니아계 주민이 90% 이상 살고 있는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 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르비아는 이를 무력으로 눌렀고 이에 나토(NATO)가 세르비아와 마케도니아 등을 공습하면서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UN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중재 등으로 인해 포성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분쟁 가능성은 있는 상태다. 코소보는 지난 2월 독립을 선언하고 서방 세계가 이를 용인했다. 또한 스테보가 국적을 가지고 있는 마케도니아 역시 2001년 자국 내 알바니아 반군들이 내전을 일으키면서 영토 분쟁을 겪었다. 이런 것을 보고 자란 스테보는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억지 주장을 들으면서 코소보를 떠올렸으며 그 울분을 참지 못해 자신의 뜻을 전한 것이다. 스테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독도 상황을 동료들에게 들었다. 내가 살던 세르비아는 힘이 없었기에 코소보의 독립을 지켜봤지만 한국은 힘이 있고 강한 나라기 때문에 일본의 억지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독도는 한국땅이다" 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내가 직접 이 글을 썼다" 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스테보는 1골을 넣으면서 맹활약을 펼쳤다. 전북에서 포항으로 옮긴 후 첫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29분 멋진 헤딩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포항은 스테보의 활약에 힘입어 3-1로 승리해 4연패를 끊었다. 그는 "오늘 경기가 중요했는데 이겨서 너무 행복하다. 이 순간을 꿈꿨다" 면서 기뻐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