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스파키즈, 믿음으로 이룬 PO행
OSEN 기자
발행 2008.07.20 07: 36

온게임넷 스파키즈가 정규시즌 6연승을 넘어 준플레이오프서도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갔다. 강호로 도약한 '도깨비 팀' STX도 스파키즈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무엇이 스파키즈를 강하게 만들었을까. 분명 온게임넷은 2008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중간에서 아래로 분류되는 팀이었다. 팀의 가장 강력한 카드인 박명수 박찬수 쌍둥이 형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워낙 2008시즌 맵 자체가 저그 자체의 쓰임새가 제한됐기 때문. 이승훈 이외에 강력한 프로토스 카드가 부족했고 무엇보다 프로토스전에 매우 약하다는 이미지로 '토막키즈'의 오명을 가지고 있는 스파키즈의 선전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이명근 온게임넷 감독도 이 점을 주안해 올 초 있었던 드래프트서 전원 프로토스를 선발해 2008시즌 보다는 차기 시즌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믿을수 없는 마지막 6연승의 기염을 토하며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온게임넷은 강력한 프로토스-테란 라인을 자랑하는 STX도 깨뜨리고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항상 온게임넷의 화두는 '프로토스전'이었다. 예전 KOR시절을 비롯해 팀 창단 이후 최초 우승자였던 '아트 테란' 한동욱 등 팀의 에이스들은 프로토스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못했다. 상대 팀들도 이점을 적극적으러 활용해 온게임넷을 프로토스로 압박했다. 프로토스전 능력이 다른 종족전 능력에 비해 떨어졌던 온게임넷은 이와 같은 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정규리그 막바지 스파키즈 상승세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약진한 프로토스전 능력이었다. 쓸만한 프로토스 카드가 이승훈 밖에 없는 상황서 이명근 감독은 팀의 처해진 상황서 최고의 카드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2007시즌 전기리그때 11승 19패로 열세를 보였던 프로토스전 성적은 박찬수 박명수를 적극 활용한 2007시즌 후기리그서는 16승 11패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그러나 여기서 장애물이 또 하나 생겼다. 바로 맵이었다. 2008시즌 프로리그 맵에서 저그 선수 중 상위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는 '파괴신' 이제동(11승 7패) 한 명 밖에 없을 정도. 마재윤 김준영 한상봉 등 강력한 저그 선수를 보유했던 CJ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9위를 기록했다. 반면 프로토스는 전성기를 맞았다. 박세정 허영무 도재욱 김구현 등은 프로토스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며 일약 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총체적 난국에 빠졌지만 이명근 감독은 절묘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덕장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 감독은 바로 '믿음'이라는 두 글자로 선수들에게 용기를 심어줬고 전체적으로 초반 부진을 만회하며 2008시즌 프로토스전을 18승 17패로 마감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꼽았던 19일 열렸던 준PO 승부처는 4, 5세트. 강력한 프로토스 진영을 자랑하는 STX의 김윤중 김구현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창희는 프로토스전 6연패 중이었고, 신상문도 최근 2연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10경기 전적이 3승 7패로 매우 안 좋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엔트리 회의서도 선수들을 참가시키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게 했다. 온게임넷의 엔트리 회의 시간은 길기로 소문이 났다. 모든 선수단이 참가해 상대 팀을 분석하고 공략의 수를 찾는것이 전통이 이번 준플레이오프전은 10시간에 걸친 회의로 STX의 약점을 찾아냈다. 이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도 의기투합하며 소위 '날빌'을 구성해 STX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프로토스전 뿐만 아니라 초반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팀의 주포인 박찬수 이승훈의 공백을 메우며 난적 STX를 격침시켰다.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히던 프로토스전을 극복한 온게임넷. 이제 남은 상대는 강력한 프로토스 라인을 자랑하는 SK텔레콤, 삼성전자 뿐이다. 온게임넷이 향상된 프로토스전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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