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이 정도면 ‘용병 무용론’도 나올만하다.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외국인 투수 2명을 한꺼번에 퇴출시킨 삼성이 이후 대구 홈구장서 4연승을 거두며 4강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7위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에다 삼성에는 유독 강한 면을 보이는 우리 히어로즈는 연파한데 이어 3위로 강호인 한화에 2연승을 거뒀다. 용병 없이 올 시즌을 치를 수도 있다며 배수진을 친 삼성은 토종 선수들의 선전으로 연승을 거두며 KIA와 함께 4위 롯데를 2게임차로 압박하고 있다. 앞으로 치열한 ‘4강 티켓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용병 퇴출과 관련 일부에서는 ‘삼성이 시즌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팀분위기 쇄신’에 성공하며 호성적을 내고 있다. 그동안 1군 진입 기회를 노리며 호시탐탐 2군에서 기량향상을 꾀하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면서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19일 프로 데뷔 첫 승리 투수가 된 김문수가 대표적이다. 김문수는 19일 한화전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8회초를 막고 팀이 역전승을 거두면서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여기에 주전들의 분발도 한 몫을 더하고 있다. 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선동렬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간판타자 양준혁과 특급 유격수 박진만은 용병 퇴출 이후 방망이를 더욱 곧추세우고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양준혁은 16일 이후 4경기 연속 안타, 박진만은 19일 경기서 멈췄지만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불펜진이 힘을 내기 시작해 막판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덕분에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로 시즌 23세이브째를 마크, 한화 토마스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팀의 4연승에 모두 등판,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한 것이 불안하지만 불펜진이 다시 안정화되고 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현재까지는 선동렬 감독의 ‘용병 2명 동시퇴출’이라는 결정이 선수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이 과연 전력의 핵인 용병 없이도 4강 티켓을 따낼 것인지 팬들의 관심사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