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아픈 만큼 성숙한다'
OSEN 기자
발행 2008.07.20 10: 28

"타격감이 떨어지더라도 내 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 2사 2,3루서 2타점 좌전 결승타를 터트려 팀의 4-3 승리를 이끈 삼성 외야수 박한이(29)의 한 마디. 박한이는 지난해 12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7리 128안타 2홈런 27타점 68득점 10도루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국내 최정상급 톱타자로 평가받는 박한이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았다. 특히 톱타자가 갖춰야 할 출루율과 도루 능력은 현저히 저하됐다. 2006년 3할9푼3리를 기록했던 출루율은 무려 3푼 이상 떨어졌고 도루도 10개에 그쳤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박한이를 향해 강한 질책을 쏟아 부었다.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어 걱정이다", "아직 멀었다", "짐싸서 돌려 보내겠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통해 박한이를 자극했다. 시범경기 때 건국대 출신 신인 외야수 허승민(23)을 톱타자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박한이의 주전 박탈 위기까지 거론했다. 확실히 달라졌다. 동국대 시절 박한이의 스승인 한대화 삼성 수석 코치는 "한이가 훈련 태도도 진지해졌고 예전과 많이 다르다"고 박한이의 긍정적인 변화에 박수를 보냈다. 19일까지 박한이의 성적은 타율 3할1푼8리(245타수 78안타) 2홈런 27타점 42득점 4도루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박한이는 "시범경기 때 감독님의 질타가 오히려 약이 됐다"며 "2군까지 경험하면서 신인의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작년의 성적이나 감정은 모두 비웠다. 올 시즌은 마음이나 성적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타격감이 절정에 이를 때마다 뜻하지 않는 부상으로 아쉬움을 곱씹었던 박한이는 "그때 다치지 않았다면 더욱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전 박탈 위기와 부상 그리고 2군 경험이라는 아픔 속에서 박한이는 예전보다 한 단계 성숙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박한이를 두고 하는 표현이 아닐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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