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최고참' 김민재, 나에게 엄살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8.07.20 15: 08

[OSEN=이상학 객원기자] “나이도 안 많은 것이 아프다고 하니…” 한화 김인식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중용하는 스타일이다. 기존의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한화에서 이 같은 스타일은 더욱 고착화됐다. 우리나이로 마흔살인 베테랑 구대성은 “감독님 나이 든 선수들을 믿어주시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우리팀은 마흔이 기준이야 기준”이라고 수시로 농을 던질 정도. 하지만 김 감독은 “나도 못 하는 선수들은 바로 댕강”이라며 실력을 우선 강조했다. 그런 김 감독에게 요즘 김민재(35)는 썩 만족스럽지 못한 모양이다. 김 감독은 “요즘 김민재가 자꾸 아프다고 한다. 얼마 전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는데 오마 비스켈이 아직도 뛰고 있더라. 김민재도 그만큼 뛸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평소 메이저리그를 즐겨보는 김 감독에게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비스켈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모습. 1967년생인 비스켈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유격수로 뛰고 있다. 비록 올해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 나이에 이 정도 활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미가 있다. 김민재는 올 시즌 86경기에서 276타수 66안타, 타율 2할3푼9리·4홈런·3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시즌 타율은 낮지만 득점권 타율이 3할2푼이나 될 정도로 찬스에서만큼은 무시무시한 야수로 돌변했다. 특히 7월 14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2홈런·9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4월에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 5~6월 부진에 시달렸는데 잦은 부상이 이유였다. 지난 9일 광주 KIA전에서는 왼쪽 허벅지를 다치기도 했다. 김민재가 관리를 못한 것이 아니라 경기 중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지난 1991년 부산공고를 졸업하고 롯데에서 프로 데뷔한 김민재는 올해로 벌써 18년차다. 김민재보다 더 오래 뛴 선수는 송진우(한화)·김동수(우리)·이상목(삼성)·최향남(롯데) 뿐이며 전준호(우리)·박경완(SK)·김원형(SK)이 1991년 입단동기. 그만큼 오래 뛰고 있으면서도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많은 유격수라는 점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 같은 경험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김민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대표팀 최고령 선수로 숱한 국제대회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김민재라 활약이 주목된다. 김민재는 “대표팀을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긴장되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요즘 몸이 조금 안 좋아서 걱정이지만 엄살을 부릴 수 없다. 나도 나름대로 나이가 있지만 우리팀에서는 절대 나이 많다고 할 처지가 못 된다. 국제대회에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에서는 김민재보다 나이 많은 선수가 6명이나 더 있다. 김민재는 “수비범위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격수 수비에서의 안정감은 아직 김민재를 따라올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세간의 평. 올해 주장으로서 밝은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김민재는 “사실 내가 하는 것은 별로 없다.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한다. 가끔 문제가 생긴다면 그걸 고쳐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많이 챙겨주신다”고 거들었다. 대표팀에서도 유력한 주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주장 후보인 삼성 진갑용은 “(김)민재 형이 주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김민재는 “아마 나는 1루 베이스 코치를 맡을 것 같다”며 손사래친다. 김민재의 경험과 노련미가 한화를 넘어 대표팀에도 잘 전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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