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상학 객원기자] 구대성-토마스에 이어 윤규진까지 무너졌다. 한화가 뼈아픈 3연패를 당했다. 한화는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8회초까지 4-1로 리드를 잡아 승기를 굳혔지만 8회말 윤규진의 박한이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9회말에는 김혁민이 남겨둔 역전 주자를 마정길이 신명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홈으로 불러들여 4-5로 역전패했다. 지난 5월24일 대전 삼성전 4연패 이후 가장 긴 3연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경기 후 한화 김인식 감독은 “추가점을 냈어야 했다. 추가점을 못낸 게 결국 이렇게 됐다”며 3연패를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한화는 8회초 한상훈의 적시 3루타로 1점을 더 달아난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연이틀 역전패를 불펜보다 타자들의 탓으로 돌렸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날린 불펜의 부진이 너무 뼈아픈 것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올 시즌 8개 구단 중 블론세이브가 가장 적을 정도로 역전패가 많지 않았던 한화였기에 연이틀 역전패에 따른 3연패는 충격적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오랜만에 등판한 윤규진이 시즌 첫 블론세이브로 무너졌다. 어깨 통증과 감기 등을 이유로 지난 13일 대전 우리 히어로즈전 이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등판한 윤규진은 1이닝 2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난타당했다. 볼이 높게 형성되는 등 제구가 불안했다. 박한이에게 맞은 홈런도 높은 볼이었다. 2구째 143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오자 박한이가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동점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37경기만의 첫 블론세이브. 윤규진을 상대로 홈런을 친 박한이는 “원래 윤규진이 148~149km를 던지는 투수라 긴장했었다. 그런데 초구에 볼이 한창 좋을 때보다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2구째 몸쪽을 과감하게 노렸다. 그런데 포수는 몸쪽에 있었는데 공은 바깥쪽으로 왔다”며 윤규진의 구위나 제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윤규진도 “제구가 제대로 안 됐다. 모두 내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9회말에는 김혁민이 선두타자 5번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1·2루 위기를 자초한 상황에서 마정길이 올라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신명철에게 커브를 던지다 끝내기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전날 구대성-토마스 라인에 이어 이날 윤규진-김혁민-마정길까지. 한화가 자랑하는 넘치는 불펜이 이틀간 차례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김인식 감독으로서는 믿었던 불펜마저 부진에 빠져 골머리가 아플 지경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