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 가도를 달리던 두산 베어스가 적지서 KIA 타이거즈에 2연패를 당하며 주춤거렸다. 2위(51승 35패, 21일 현재) 두산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4경기 동안 2승 2패를 기록했다. 선두(56승 30패) SK 와이번스를 제물 삼아 9연승 행진을 달리며 3게임 반 차까지 추격했던 두산은 선발진 구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에 2연패하며 SK와 다시 5게임 차로 멀어졌다. 두산은 2승 2패를 거두는 동안 약점을 노출하며 앞으로의 숙제를 받았다. 바로 주포 김동주(32)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체자의 발굴 그리고 계투진의 체력 안배에 있다. 올시즌 2할9푼4리 14홈런 66타점(3위)을 기록 중인 김동주는 최근 발가락 부상 이후 오른쪽 허벅지에 근육통을 호소하는 등 잇단 부상을 당하며 KIA와 가진 2연전서는 출장하지 않았다. 그는 SK 전서도 2경기 동안 6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의 파괴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김동주의 결장으로 3루는 2년차 내야수 오재원(23)이 지켰으며 4번 타자 자리는 3할4푼7리의 타율로 리딩 히터 자리에 올라 있는 김현수(20)가 나섰다. 오재원과 김현수 모두 제 몫을 해냈다. 오재원은 지난 19일 KIA전서 3회 적시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동시에 3루 수비 또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현수 또한 4경기서 13타수 7안타(5할3푼8리) 3타점으로 활약하며 정확한 타격을 선보였다. 그러나 둘 모두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춘 김동주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타선의 중량감을 높이기 위해 최근 2군서 절정의 컨디션을 발휘 중이던 1루수 최준석(25)을 20일 부로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배팅 파워는 돋보이지만 정확성에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는 최준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김동주의 부상 공백은 두산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 올 것이다. '승리 계투 듀오' 이재우(28)와 임태훈(20) 또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10승 1패 12홀드 방어율 1.02를 기록 중인 이재우는 3경기(3⅓이닝)서 1승 1홀드 방어율 2.70을 기록했으나 이닝 당 주자 허용 출루(WHIP)가 1.50에 달했다. 지난 18일 KIA전서는 이종범(38)에게 역전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올시즌 이재우의 선행 주자 득점 허용률은 37.1%(선행 주자 35명 중 13명 득점 허용)에 달한다. 50%가 넘기도 했던 시즌 초반에 비하면 많이 낮아진 상태지만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시즌 선발 등판 없이 계투로만 등판한 이재우는 49경기에 등판해 62이닝을 소화하며 8개 구단 중간 계투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기록 중이다. 경기 출장 수는 59경기에 등판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정우람(23. SK)에 이어 2위다. 41경기에 출장해 61⅓이닝을 던지며 이재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 수를 기록한 임태훈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3경기서 1패 1세이브 방어율 7.73에 1.72의 WHIP을 기록한 임태훈은 17일 경기서 2이닝 퍼펙트로 세이브를 따내긴 했으나 나머지 2경기서는 제구력과 구위에 약점을 노출했다. 임태훈은 계투로만 등판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투구수(1079개)를 기록 중이다. 이재우와 임태훈 외에도 두산은 커브의 떨어지는 각이 좋은 우완 김상현(28), 직구가 컷 패스트볼 형태로 꺾이는 스타일의 좌완 금민철(22)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믿음을 사지 못한 김상현이나 금민철은 이기는 경기가 아닌 뒤지고 있는 상황에 주로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우는 두산이 7월에 치른 15경기 중 9경기에 등판했으며 임태훈은 8경기에 나왔다. 아무리 체력이 좋은 투수들이라도 한여름에 자주 등판하게 되면 팬들의 마음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김동주의 부상과 이재우-임태훈의 난조로 어려운 경기를 펼친 두산. 주축 선수의 이탈과 부진을 확실하게 막아낼 수 있는 대체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곰들의 여름 나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farinelli@osen.co.kr 김동주-이재우-임태훈.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