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차원이었지만 실현됐으면 팬들에게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줄 뻔 했다. 일본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오는 8월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한국대표로 출전할 뻔 했다. 올스타전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8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위해 일시귀국하는 이승엽을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KBO는 올해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는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서 적응훈련을 갖는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 대표팀과 유럽 최강인 네덜란드 대표팀 거포들을 국내선수들과 함께 출전토록 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2000달러(한화 약 200만원)의 상금까지 걸고 쿠바와 네덜란드 선수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다. 올스타전 최초로 외국 대표 선수들의 출전으로 홈런 레이스가 더욱 볼만하게 됐다. 하지만 KBO는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올해 올스타 팬인기투표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이자 역대 최다 득표로 뽑힌 롯데 용병 거포 가르시아가 자칫하면 한국대표로 이들 외국 대표선수들과 홈런포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현재까지 페이스로 볼 때 ‘걸렸다’하면 넘어가는 파워가 최고인 가르시아가 홈런 레이스에서 한국 대표로 예선을 통과할 것이 확실시 돼 올해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가 ‘외국인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현재 페넌트레이스 홈런더비 선두이자 작년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우승자인 한화 거포 김태균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가르시아가 한국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승엽의 홈런 레이스 출전 방안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물론 본인 허락을 먼저 받는 것이 전제조건이었지만 내부 회의에서 한국 타자들의 자존심도 살리고 흥행을 위해 이번 올스타전에 이승엽의 홈런 레이스 출전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부상 위험과 일본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라는 점을 감안, 채택하지 않았다. 또 가르시아가 유력한 한국대표 후보이기는 하지만 토종 거포들도 분발하면 충분히 한국대표로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해 이승엽의 올스타전 출장은 없었던 일이 됐다”고 밝혔다. 2001년 올스타전 최다득표 선수이기도 한 이승엽이 이번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출전했다면 2003년 이후 무려 5년만에 국내팬들 앞에 서는 일이었다. 이승엽은 국내시절 7년 연속 올스타전에 출장, 2001년과 2003년 홈런 레이스 결승전에 나섰으나 선배 양준혁에게 2번 모두 고배를 마셔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한편 이승엽은 29일 귀국할 예정으로 8월 3일부터 시작되는 국가대표팀 합숙훈련에 참가한다. 대표팀은 3일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 후 곧바로 숙소인 서울 리베라 호텔로 단체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