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멋'부터 '달인'까지 명품드라마 계보
OSEN 기자
발행 2008.07.22 09: 02

언제부터인가 ‘명품드라마’라는 호칭이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칭찬하는 고유명사처럼 돼버렸다. 시청률지상주의가 만연해있지만 이에 상관없이 온전히 작품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폐인(드라마에 극단적으로 심취해있는 열혈팬)’을 양산해내는 드라마를 일컬어 우리는 ‘명품드라마’라 부른다. 종영이 한참 지난 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서부터 20일 종영한 ‘달콤한 인생’에 이르기까지 ‘명품드라마’의 계보를 살펴본다. 네 멋대로 해라 MBC ‘네 멋대로 해라’는 지난 2002년 7월 3일 시작해 9월 5일 종영한 20부작 드라마로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표 ‘명품드라마’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인생을 낭비하며 제멋대로 살던 소매치기 전과 2범의 한 남자가 계층, 학력, 환경이 전혀 다른 한 여자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결심한 순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치병, 삼각관계 등 어떻게 보면 진부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툭툭 던지듯 내뱉는 솔직한 대사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이 드라마는 이웃집 청년 같은 양동근과 인형같이 예쁜 이나영의 언밸런스한 만남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 특별하게 기억되고 있다. 연애시대 2006년 4월 3일 시작해 5월 23일 종영한 SBS ‘연애시대’는 갖은 루머에 시달리며 안티팬을 몰고 다녔던 손예진을 진정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게 한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 역시 이혼한 두 남녀가 각자 다른 남녀를 만나 연애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평범한 이야기지만 현실적인 대사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섬세한 연출력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만족시키며 명품드라마로 거듭났다. '연애시대'는 제 40회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 TV 드라마 시리즈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손예진은 SBS ‘연기대상’과 ‘백상연예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고맙습니다 2007년 3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해 5월 10일 종영한 MBC ‘고맙습니다’는 자극적인 소재, 선정적인 장면이 없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드라마였다. 에이즈에 걸린 꼬마 봄(서신애)과 그의 엄마 영신(공효진), 그리고 까칠남 기서(장혁), 치매에 걸린 미스터리(신구) 등 극중 캐릭터들이 모두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실존인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과장되지 않은 연기력이 돋보였으며 슬프지만 아름다운 명대사, 명장면들이 많이 등장했던 작품이었다. 흔히 드라마에 꼭 한명씩은 있기 마련인 악역도 없었고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톡톡 튀는 장면도 없었지만 종영 후 시청자들 스스로 일제히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소감이 우러나오게 했던 드라마였다. 달콤한 인생 지난 5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해 7월 20일 막을 내린 MBC ‘달콤한 인생’은 단지 그렇고 그런 불륜드라마라고 치부하기에는 아까운 보기 드문 수작이었다. 불륜이라는 코드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단지 불륜으로 인한 배신, 증오, 미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가 아닌,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달콤한 인생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드라마였다. 오연수, 이동욱, 정보석, 박시연 등 네 주인공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60대 남성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대사, 한편의 영화 같은 연출력이 조화를 이뤄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폐인을 양산해냈다. hellow0827@osen.co.kr 위부터 차례대로 '네멋대로 해라', '연애시대', '고맙습니다',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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