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의 사나이. 올림픽 휴식기를 앞두고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는 KIA가 4강권에 접근하고 있다. 탄탄한 선발진은 8개 팀 가운데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선발진의 뒤를 받치고 있는 소방수 한기주(21)가 있기에 승리도 가능하다. 21일 현재 1승21세이브 방어율 1.76의 특급소방수 노릇을 하고 있다. 한기주는 7월들어 6세이브를 거두었다. 단 1자책점도 내주지 않아 방어율은 제로이다. 7월들어 이닝이 많아졌다. 8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졌다. 4이닝을 던진 경기도 있었다. 8회에 등판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6월까지는 26경기에서 32⅓이닝을 던졌을 뿐이다. 이유를 들여다보면 불펜투수들이 모두 연쇄부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손영민, 유동훈, 임준혁, 장문석 등 선발에서 소방수를 이어주는 불펜투수들 가운데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 그나마 제몫을 해준 유동훈도 최근들어 구위가 부쩍 떨어졌다. 더욱이 선발투수들이 이닝이터들로 진화했다. 이 때문에 선발투수에 이어 곧바로 한기주가 등판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선발투수에 이어 등장하는 미들맨은 말 그대로 맛보기용이다. 한기주가 실질적으로 미들맨에서 소방수까지 활약하고 있다. 한기주는 신인 시절인 지난 2006시즌에서도 비슷했다. 선발투수로 불합격을 받은 뒤 8월12일부터 본격적인 미들맨으로 뛰었다. 4위 순위경쟁이 치열해지자 밥먹듯이 등판했다. 10월2일까지 50일 동안 무려 25경기에 등판, 56⅔이닝을 던졌다.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2이닝 넘게 던졌다. 성적은 뛰어났다. 단 5자책점을 기록해 방어율 0.79를 기록했다. 윤석민이 마무리였으나 실질적인 소방수나 다름없었다. 6승1세이브1패를 거두고 팀의 4강행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한기주가 없었다면 4강은 물건너 갔다. 지금도 2006년과 비슷한 모양새가 그려지고 있다. 한기주가 4강행의 키를 쥐고 있다. 현재 불펜의 구조상 한기주의 잦은 등판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8월 올림픽 휴식기가 있다. 남은 9경기에서 한기주를 풀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한기주의 팔에서 KIA의 4강 방정식이 풀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과부하가 우려되고 있다. 각별한 관리가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