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연승이었다. 볼넷을 11개나 얻고도 찬스를 살리지 못해 어렵게 풀어갔다". SK가 7월 들어 첫 연승을 거뒀지만 김성근 감독의 표정은 덤덤했다. SK는 22일 문학 롯데전에서 3-3으로 팽팽하던 7회 1사 만루에서 나주환의 좌중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로 6-3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패한 두산과의 승차를 6까지 벌려 다시 안정된 독주를 위한 발판 마련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연승 흐름으로 가져가게 된 것이 좋은 징조"라고 해석했지만 경기 내용에 있어서는 "사4구 11개의 찬스를 살리지 못해 어렵게 풀어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SK는 1회 김재현의 적시타로 올린 선취점과 7회 싹쓸이 3루타 외에는 실망스러웠다. 6월까지 '극강'이라 불리던 SK 모습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잔루가 11개였다. 물론 올 시즌 초반부터 최강으로 군림할 때의 SK는 이보다 더 많은 잔루를 매 경기마다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꾸준히 득점을 생산하면서 남겼던 것이었다. 7월 들어서는 보여준 아예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하며 기록한 잔루가 아니었다. 5번의 만루 찬스에서 2득점 이날도 마찬가지. 삼자범퇴로 물러난 4회와 8회를 제외하면 거의 매회 잡은 찬스를 그냥 흘려보냈다. 1회 손쉽게 선취점을 뽑은 후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추가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박재홍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박경완은 2루수 앞 병살타를 쳐 일찌감치 달아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가 진루했지만 후속타자들은 진루타를 쳐내지 못했다. 선발 김광현이 4회 롯데 가르시아에게 역전 3점포를 맞은 뒤 잡은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는 단 1개의 시원한 안타없이 추가점을 올렸다. 김재현이 볼을 잘 골라내 밀어내기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놓고 보면 롯데 선발 매클레리가 스스로 자멸하는 과정에서 점수를 올린 셈이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나온 박재홍의 타격도 아쉬웠다. 매클레리가 연거푸 5개의 볼을 던지며 볼카운트 0-2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박재홍은 3구째 공을 쳐 우익수 플라이로 추가점이 무산됐다. SK는 6회에도 1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조동화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계속된 만루 기회에서 이진영과 정근우가 잇따라 범타로 물러났다. 7회 1사 만루에서 터진 나주환의 3루타로 SK는 이날 승부를 결정지었다. 역시 계속된 만루에서 다시 연속 범타가 나오며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그대로 남겼다. 이날 SK 타선은 5회, 6회, 7회 각 두 번씩 모두 6번 잡은 만루 찬스에서 5점을 냈다. 그러나 나주환의 한 방을 제외하면 5번의 만루에서 2점에 그쳤다. 분명 6월까지의 SK 모습은 아니다. 부활 조짐은 보인다 다행히 부활조짐을 보인 장면도 연출됐다. 3-3으로 맞서던 7회 1사 1루에서 박경완이 친 타구에 1루주자 박재홍이 3루까지 내달린 것은 분명 SK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박재홍이 2루로 내달리자 롯데 2루수 조성환이 2루 커버를 위해 움직였고 박경완은 간단하게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조성환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잡힐 수도 있는 타구였다. 결국 런 앤 히트로 박재홍은 슬라이딩 없이 3루에 안착할 수 있었다.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가 나올 수 있었던 토대가 된 셈이다. 또 불펜진도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이날 SK는 김원형, 정대현, 정우람이 차례로 무실점으로 막아 팀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최근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져 보였던 정대현이 볼넷 1개만 내준 채 안타없이 무실점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 동안 피말리는 승부에 투입되며 심신이 피로했던 좌완 정우람도 마지막에 올라 세이브를 올렸다.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삼진 1개를 섞으며 안타를 1개도 맞지 않고 완벽하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다시 최강을 자랑하던 SK 불펜진이 제 궤도를 찾는 모습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