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10년 만에 출현한 타이거즈 에이스
OSEN 기자
발행 2008.07.23 11: 06

타이거즈 역사상 10년 만에 에이스가 출현했다. 해태와 KIA를 통틀어 가장 최근 팬들의 기억에 남는 에이스를 꼽자면 누구일까. 아마 우완투수 이대진(34)일 것이다. 이대진은 93년 고졸루키로 입단, 95년 14승을 시작으로 96년 16승, 97년 17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93년, 96년, 97년 한국시리즈 우승도 이끌었다. 이대진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타이거즈의 최후의 에이스였다. 이대진이 99년 하와이에서 어깨통증으로 쓰러진 이후 타이거즈의 역사에서 에이스라는 이름은 사라졌다. 2001년 해태를 인수한 KIA가 출범했지만 진정한 에이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명이 있을 법 했다. 지난 2002년 계약금 7억 원을 받고 입단한 정통파 김진우였다. 대형투수다운 듬직한 하드웨어, 무시무시한 직구와 폭포수 커브로 에이스 바통을 잇는 듯 했다. 하지만 잠깐 반짝였을 뿐이었다. 6시즌 동안 12승 11승 10승 등 세 번의 두 자리 승수를 따냈지만 성적보다는 불미스러운 일로 부각을 더욱 많이 받았다. 폭력과 음주, 무단이탈을 반복했다. 결국 2007년 7월 초 갑자기 자취를 감추더니 임의탈퇴로 사라졌다. 구단의 방침이나 김진우의 최근 행보를 살펴볼 때 야구복귀는 비관적이다. 대신 외국인 투수들이 에이스의 자리를 채웠다. 마크 키퍼, 다니엘 리오스, 세이 그레이싱어 등이 에이스 노릇을 했다. 그러나 그들도 트레이드나 일본팀을 찾아 팀을 떠났다. 이대진을 이을 만한 토종에이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드디어 대를 이을 에이스가 나타났다.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우완 윤석민이다. 그는 이미 2005년 고졸루키 시절부터 가능성을 보였다. 53경기에 등판, 84이닝을 던져 3승4패7세이브를 거두었다. 방어율은 4.29. 이듬해 2006년에는 세이브 투수로 전업했다. 63경기에서 94⅔이닝을 던저 5승6패 19세이브 방어율 2.28의 뛰어난 성적을 올려 간판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풀타임 선발투수로 전업한 2007년에는 7승18패 방어율 3.78로 주춤했다. 하지만 작년의 쓰라림이 도약의 발판이 됐다. 올들어 11승4패, 방어율 2.47. 다승 공동 1위와 방어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나가면 승수를 챙기고 있다. 올해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5승은 충분하다. 이대진이 쓰러진 이후 10년 만에 진정한 타이거즈 에이스의 출현이라고 볼 수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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