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23일 대전구장. 이날 대전 지역 강수확률은 30~80%였다. 하지만 두산과 홈경기를 앞둔 한화 김인식 감독은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팀은 꼭 비를 피해 가기 때문에 오늘도 경기 할 거야”라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자 김 감독도 내심 비가 내리기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올 시즌 한화는 우천 연기가 단 4차례밖에 없었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95경기를 치렀다.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최대 103경기를 소화하는 페이스였다. 김 감독은 “우천으로 연기되는 날 맛있는 오리고기집에서 오리고기를 먹으려 했는데 결국 비가 오지 않아 월요일 쉬는 날에 가서 먹을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한화는 비를 피해갔다. 하지만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비가 내리자 우천 연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김 감독도 유니폼을 입지 않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티셔츠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경기진행 여부를 기다렸다. 비가 더욱 거세게 내리자 “(지난 20일) 대구에서도 그랬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김 감독은 “아직 유니폼으로 갈아입지 않은 이유가 뭐겠냐”며 우천 연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확실히 달랐다. 대전구장 정면에 위치한 보문산 팔각정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자 우천 연기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 감독은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덕아웃을 서성이며 비를 기다렸다. 결국 우용득 감독관 결정에 따라 우천연기 확정. 한화의 시즌 5번째 우천연기였다. 그제서야 김 감독은 오랜만의 휴식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낙동강 오리알이야. 이제 오리고기를 먹으러 갈 때가 됐다. 버스를 대기시켰다”며 껄껄 웃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