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공 2개로 역대 5번째 130승
OSEN 기자
발행 2008.07.23 22: 31

'어린왕자' 김원형(36, SK)이 '전설' 명단에 등록했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김원형은 23일 문학 롯데전에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공 2개만 던진 채 승리투수가 됐다. 2사 후 조웅천으로부터 공을 넘겨 받은 김원형은 이날 3점포를 날린 가르시아를 공 2개만에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결국 6-6으로 팽팽하던 9회말 1사 1, 3루에서 나온 나주환의 재치있는 끝내기 스퀴즈로 김원형은 손쉽게 시즌 8승째를 거뒀다. 개인통산 130번째 승리였다. 130승은 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단 4명의 전설 투수들만이 이 고지를 밟았던 대기록이다. 김원형은 이 5번째로 이 대열에 올랐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한화 송진우(42)가 올 시즌 4승(4패)을 보태 207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역시 한화 정민철(36)은 시즌 6승으로 개인통산 161승째를 기록하고 있다. 은퇴한 KIA 이강철과 해태 선동렬은 각각 152승과 146승으로 나란히 3위와 4위에 올라있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원형은 "130승보다 팀의 주장으로서 연승을 이어가게 한 것이 기쁘다"며 "특별한 목표는 없다. 팀이 코나미컵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91년 전주고 졸업 후 쌍방울에 입단한 김원형은 신인시절부터 선발로 활약하며 7승(11패)을 거둬 기량을 인정받았다. 외모로 '어린왕자'로 불릴 만큼 깔끔해 팬들의 인기가 높았다. 이후 김원형은 약팀이었던 쌍방울의 선발로 꾸준히 활약, 1993년과 1998년에는 각각 11승과 12승으로 두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1998년에는 마무리로 나서면서 13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1999년 7월 10일 대전 한화-쌍방울전에서는 한화 장종훈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는 등 선수생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굴의 재활의지로 다음해 2000년 5월 12일 롯데전에서 SK 유니폼을 입고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내리막을 걷는가 했던 김원형은 2001년 9승을 올린 뒤 2005년에는 14승 8패로 개인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 불펜 투수로 돌아선 김원형은 갑작스런 임시 선발로도 활약하며 올 시즌 또 다시 두 자리수 승수를 바라보고 있다. 130승으로 전설이 된 김원형의 기록은 계속해서 진행형이다. 김원형은 "친구이자 포수인 박경완의 덕이다. 선발 중간을 오가며 뛰고 있지만 등판하는 날이면 주장이라 그런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유난히 승운이 따른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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