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군에 합류한 뒤 1군 경기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 봤다. 올해 만큼은 우리 팀이 4강에 진출하면 좋겠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기가 안 풀리고 패할때면 분노를 멈출 수 없다". 지난 23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롯데 외야수 손광민(20)의 마음은 여전히 1군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는 듯 했다. 손광민은 13일 사직 두산전 6회 2사 1,2루서 2루수 앞 땅볼을 친 뒤 1루 베이스를 밟다 발목을 접지르는 부상을 입었다.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인대가 늘어나 2주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경기에 뛰고 싶지만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완벽하게 몸을 만든 뒤 부산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가득한 사직구장에 돌아갈 생각. 손광민은 "그동안 앞만보고 달렸다.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받아 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군은 실전 위주라서 나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기술 훈련을 하지 못하지만 유명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의 라이벌로 점찍은 두산 외야수 김현수(20)의 경기를 지켜 보며 공부하는 일은 손광민에게 중요한 시간. 인터뷰 내내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손광민은 "습관이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넉살 좋은 농담을 던졌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남다른 그의 근성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아직까지 통증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회복 속도는 빠른 편. 부기가 가라 앉으면 상태는 더욱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재활군 트레이너는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 당초 2주 진단보다 빠르게 호전되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며 "이달 말까지 아이싱과 초음파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이틀에 한 번씩 전화 걸어 손광민의 안부를 물어보지만 언어의 한계에 부딪쳐 아쉬울 뿐. 손광민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영어 과외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걷는데 불편함이 적지 않은 그이지만 언제나 그라운드를 향해 뛰어갈 마음의 준비를 갖췄다. 투지 넘치는 손광민. 팬들이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인 셈이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