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이혜천, 볼넷 남발하다 1이닝 강판
OSEN 기자
발행 2008.07.24 21: 40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볼넷의 연속. 남은 건 지루함과 조기강판이었다. 24일 대전구장. 이날 양팀 선발투수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한화는 유원상, 두산은 이혜천. 두 선수 모두 제구력이 좋지 않기로 소문난 투수들이었다. 유원상은 9이닝당 볼넷이 무려 5.87개로 LG 고졸신인 이범준(6.38개) 다음으로 많았다. 이혜천은 9이닝당 볼넷이 3.5개로 매우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몸에 맞는 볼이 9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투수. 전날 우천 연기로 등판일이 하루 미뤄진 두 투수는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늘어지는 투구로 위기를 자초했다. 유원상은 1회에만 무려 46개의 공을 던졌다. 김인식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투구수 증가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더 큰 문제는 투구수 46개 가운데 볼(26개)이 스트라이크(20개)보다 많았다는 점. 김현수·최준석·이성렬·채상병을 차례로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안타를 2개밖에 맞지 않았지만 볼넷 4개로 3실점. 특히 도루를 2개나 허용할 정도로 투구폼이 크고 타이밍을 자주 잘 빼앗겼다. 결국 김인식 감독은 2회부터 유원상을 내리고 선발 테스트로 쓸 요량이었던 안영명을 기용했다. 하지만 이혜천도 만만치 않았다. 1회말은 그래도 무사히 넘겼다. 1번 톱타자 추승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지만 3번 덕 클락 타석 때 3루 도루를 시도한 추승우가 아웃돼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2회말 김태균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이범호를 볼넷으로 허용하자 곧바로 저스틴 레이어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단 21개. 하지만 2회말 무사 1·2루에서 이혜천이 내려올 때 경기시간은 오후 7시2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특히 유원상이 1회초 28분을 잡아먹었다. 두 투수가 강판된 뒤에야 경기 진행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유원상에 이어 등판한 안영명은 최고 146km 직구를 거침없이 뿌려대며 두산 타자들을 떨게 만들었다. 안영명도 볼넷은 4개로 많았지만 인터벌이 짧아 지루한 감을 주지 않았다. 탈삼진을 무려 6개나 잡아내며 시원시원한 피칭을 펼쳤다. 이혜천을 구원등판한 두산 외국인 투수 저스틴 레이어도 탈삼진 4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1개밖에 내주지 않고 빠르게 피칭했다. 다만 레이어는 안타 6개로 2실점했다. 시원시원하게 던지고 시원시원하게 맞았다. 그래도 보는 입장에서는 긴 인터벌에서 나오는 볼넷만큼 지루하지는 않았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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