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일지매(1)] 이것이 퓨전사극의 ‘힘’이다, 포인트 3
OSEN 기자
발행 2008.07.24 23: 13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 TV 수목드라마 ‘일지매’(최란 극본, 이용석 연출)가 마침내 2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조선 중기 인조시대를 배경으로 의적 일지매(이준기 분)의 일대기를 다뤘던 ‘일지매’는 지난 21일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마지막 떠나는 길도 평범하지 않았다. ‘일지매’는 시청자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정통사극에서 변화된 퓨전사극의 계보를 잇는다. 퓨전사극이 정통역사를 왜곡하고, 드라마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평도 있지만 ‘일지매’는 정통사극에서 볼 수 없던 퓨전사극의 장점들을 드라마에 적절히 녹이며 그 맛을 비교적 잘 살려냈다. ‘한국형 영웅담’- 역사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 역사를 왜곡할 수 없는 정통사극에 비해 퓨전사극인 ‘일지매’는 역사에 대해 자유로운 해석을 가미하면서 ‘퓨전사극’의 장점을 맘껏 누렸다. ‘일지매’는 조선시대 인조반정 이후를 다루지만 실제 역사와는 동일하지 않다. 원작인 고우영 화백의 만화 '일지매'와도 다른 줄거리 전개 양상을 보인다. 등장인물 또한 대부분이 허구다. 원작을 바탕으로 내년 초 방송될 MBC TV ‘일지매’를 두고 방영 전 평가가 엇갈린 것도 이 같은 이유. 하지만 첫 방송부터 ‘한국형 영웅담’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경쟁 드라마를 시청률로 누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촛불집회와 같은 현 시대의 문제들을 드라마 속에서 비유적으로 그려내기도 했다. 구어체 중심의 딱딱하지 않은 대사 ‘일지매’는 정통사극에서 보여주던 기존의 딱딱한 고어체에서 벗어나 구어체를 많이 사용했다. 부드러운 대사체는 시청자로 하여금 작품과 한층 가깝게 했다. 일례로 ‘모냥 빠지게’라는 대사는 시청자들의 재미를 사며 드라마 최대 유행어가 됐다. 맞춤 캐스팅과 화려한 영상 소재나 주제가 좋아도 캐스팅이 좋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일지매’는 주인공을 맡은 이준기 뿐만 아니라 조민기, 이문식, 이원종, 안길강 등 주조연급 배우들의 캐스팅이 또한 드라마의 스토리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았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마찬가지다. 이문식은 극중 쇠돌 역을 위해 성한 앞니까지 빼는 등 코믹과 감동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고, 드라마 초반에 이원호 역으로 출연했던 조민기 또한 계속 출연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성원이 이어질 정도로 깊은 인상을 새겼다. 마지막으로 연출이다. 퓨전사극이 자랑하는 볼거리는 화려한 영상미. ‘일지매’ 또한 이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방송 초반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지만 매화가 흩날리는 신을 비롯, 볼거리가 많은 액션신은 시청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여기에 영화 못지않은 음악이 드라마와 잘 조합돼 퓨전사극 ‘일지매’에 힘을 실었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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