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스윙맨 최영필, "비결보다는 경험의 힘"
OSEN 기자
발행 2008.07.25 08: 1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예전 선동렬이처럼 쓰는 거지 뭐” 한화 김인식 감독은 요즘 마운드를 운용하기가 참 어렵다. 올 시즌 내내 선발진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한화 마운드는 최근 불펜마저 난조를 보였다. 그럴 때마다 김 감독은 마운드 운용에 약간의 변화를 주며 돌파구를 찾고는 한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12년차 베테랑 우완 최영필(34)이 자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선발로 활약하던 최영필을 불펜까지 커버하는 스윙맨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예전 선동렬이처럼 쓰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급할 때마다 최영필은 팀을 위해 보직을 바뀐다. 최영필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9경기에서 6승7패3홀드 방어율 4.61을 기록하고 있다. 보여지는 성적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팀이 원하는 보직을 언제든지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성적에도 큰 차이가 없다. 선발등판한 9경기에서 3승6패 방어율 4.63를 기록한 최영필은 구원등판한 20경기에서도 2승1패2홀드 방어율 4.58로 꽤 비슷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렇게 성적의 편차가 적으니 코칭스태프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다름 아닌 최영필이다. 이런 투수가 하나 있으면 감독은 마운드 운용하기가 훨씬 편해진다. 최영필을 상황에 따라 수시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것에 대해 “그렇게 힘들지 않다. 늘 해왔던 역할이라 그런지 이제 익숙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최영필은 “스윙맨 역할을 잘하는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다. 스윙맨 경험이 많을 뿐이다. 감독님도 경험이 많은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는가”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경험이 많다고 최영필처럼 수시로 선발과 불펜을 넘나드며 일정한 활약을 하는 투수는 많지 않다. 최영필은 그런 면에서 특별한 투수다. 최영필은 “아무래도 몸이 빨리 풀리는 체질이라 불펜에서도 활약이 가능한 것 같다”며 “선발이든 구원이든 투구패턴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불펜에서는 직구 위주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지만 선발로는 완급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변화구 비율을 조금 더 늘린다”고 설명했다. 최영필을 올 시즌 최고 146km까지 기록할 정도로 구속이 많이 올랐다. 최영필은 “원래 그 정도 구속을 던졌었다. 다만 공이 빨라도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면 소용이 없다. 역시 투수라면 정확한 제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필의 역할은 비단 마운드 위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야구장 안팎에서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최영필은 웃으며 “별다른 조언은 하지 않는다. 그냥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밥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처럼 기본을 강조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때 김혁민이 최영필 옆을 지나갔다. 최영필은 “나에 대해 무슨 말을 했냐”고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혁민은 웃었고, 최영필도 웃었다. 최영필은 “우리팀 어린 투수들은 정말 복받은 것이다. 대투수들이 많은 우리팀에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어린 친구들이 불편해 하기보다 배움의 기회로 생각하면 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테랑들이 워낙 많은 탓에 최영필은 베테랑 축에도 끼지 못한다. 팀내에서 목소리를 낼 만도 하지만 워낙 선배들이 많아 최영필도 종종 각 잡고 서있을 때가 많다. 송진우·구대성·정민철 그리고 2군에 있는 문동환·권준헌이 최영필보다 나이가 많다. 이에 대해 최영필은 “나에게도 복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형들이 많아 든든하다. 나도 다른팀에서는 노인네 취급을 받을 나이지만, 우리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사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 그래서 형들한테 늘 고맙다. 그렇다고 내가 심부름할 나이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청량한 웃음소리를 내며 미소를 지었다. 베테랑 아닌 베테랑, ‘한화의 영건’ 최영필이 있기에 한화의 미래도 든든하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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