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김태균, 입단동기에 애틋한 마음
OSEN 기자
발행 2008.07.26 10: 49

[OSEN=이상학 객원기자] 동기는 든든하다. 선후배도 좋지만 동기만큼 든든하고 의지되며 비빌 언덕은 없다. 살벌한 프로세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끄는 이범호(27)와 김태균(26)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두 선수는 입단동기들이 하나둘씩 모두 유니폼을 벗거나 팀을 떠나 이제는 동기들이 한 명씩밖에 남지 않았다. 그만큼 유일한 동기에 대한 마음은 더욱 애틋하다. 지난 2000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2차 1번으로 한화에 깜짝 지명된 이범호는 올해로 어느덧 프로 9년차가 됐다.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리그 최정상급 공수겸장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때 입단동기가 바로 1차 지명에 빛나는 천안 북일고 출신 우완 정통파 조규수였다. 입단 당시에는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유망주였던 조규수에게 쏠렸다. 이범호는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데뷔초 조규수가 1군에서 활약할 때 이범호는 2군에서 기량향상에 몰두했다. 하지만 고졸 입단동기라는 점이 그들을 친밀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일화가 바로 조규수가 군입대할 때였다. 이범호는 절친한 친구 조규수가 군입대하는 것을 보고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전자시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범호는 10만원 상당의 고급 전자시계를 입소 전 선물했다. 이범호는 “사실 10만원이 아니라 5~7만원짜리였다. 내 친구가 군대에 간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내가 훈련소에 입소할 때 (조)규수는 1만원짜리 사주더라”며 웃었다. 이범호는 “입단동기는 규수밖에 남지 않았다. 요즘도 자주 연락한다. 베스트 프렌드다. 규수랑 1군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올해 군제대한 조규수는 2군 11경기에서 1승1홀드 방어율 4.06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1년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도 남은 입단동기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이번주 2군으로 내려간 우완 투수 김백만이다. 김태균이 1차 지명으로 고졸 프로 직행할 때 2차 1번으로 지명된 부산고 출신 김백만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조규수와 마찬가지로 역시 고졸신인 때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았다. 지난 22일 대전 두산전에서 김태균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 후 그를 집중적으로 구타한 선수가 김백만이었다. 김태균도 아주 즐겁게 얻어맞았다. 끝내기 안타 후 김태균은 웃는낯으로 “친구 (김)백만이가 많이 때렸는데 앞으로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백만이가 아직 올해 승이 없는데 첫 승을 올리면 그때 제대로 복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백만은 바로 다음날 1군에 등록된 안영명을 대신해 2군으로 내려갔다. 김태균은 “친구가 잘되야 할텐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균은 “유일한 입단동기가 없지만 외롭거나 그런 건 없다. (류)현진이와 친하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난 혼자가 좋다”고 농을 던지며 “사실 친구로서 백만이가 정말 잘됐으면 하는 마음인데 아직 그게 잘 안돼 안타깝다. 하지만 곧 머지 않아 내가 복수할 날이 꼭 올 것”이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