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졌지만 팀 내 신뢰 '확인'
OSEN 기자
발행 2008.07.26 15: 24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32)이 팀 승리를 날렸지만 팀 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임창용은 지난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전에 2-1로 앞선 9회말 살얼음 승부에서 등판했다. 그러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알렉스 라미레스에게 2루타와 좌전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에 몰렸고 다카하시 요시노부마저 고의사구로 걸러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이날 복귀한 이승엽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아베 신노스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니 요시토모에게 끝내기 중전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시즌 4패째. 센트럴리그 팀을 상대로 안은 첫 패전이었다. 결국 야쿠르트는 연패에 빠졌고 5할 복귀에도 실패(42승 44패)했다. 하지만 26일 야쿠르트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의 말을 통해 임창용에 대한 팀의 시각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카다 시게루 감독은 경기 후 "임창용은 투구 연습 때부터 볼이 신경쓰였다. 평소답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임창용이 있기 때문에 다테야마를 8회까지 던지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투구수가 106개였던 선발 다테야마를 더 던지게 할 수도 있었지만 임창용이 있어 믿었다. 오히려 다카다 감독은 8회 1사 1, 3루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에 더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카다 감독은 "8회초 스퀴즈 사인을 내는 타이밍이 나빴다"며 "3점차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스퀴즈 실패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매회 삼진을 기록한 다테야마는 "도쿄돔은 좁고 요미우리는 좋은 타자가 많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8회에는 홈런을 1방 맞았지만 뒤에 임창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팀 내 수호신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임창용은 경기 후 "평소대로 던지긴 했지만 약간 긴장하고 있었다"며 "똑바로 잡으려 노력했지만 위기가 이어져 잘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임창용은 "오늘은 졌으니까 내일 또 열심히 할 것"이라며 여전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한편 아라키 다이스케 투수 코치는 이날 임창용의 피칭에 대해 걱정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라키 코치는 "임창용의 스피드는 문제가 없었지만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그 위력을 제대로 살릴 수가 없었다"며 "경기를 하면 경험이 많으니까 심적으로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시 말해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이 명확해 타자들에게 유인구가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임창용이 다음 등판에서 팀 동료들의 믿음에 부응하며 이런 우려를 말끔하게 씻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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