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톱스타도 뭉쳐야 산다?
OSEN 기자
발행 2008.07.27 08: 54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요즘 한국영화에 톱스타들의 단체 출연이 부쩍 늘고 있다. 각자가 영화 한 편씩을 책임졌던 국내 최고 수준의 배우들이 공동 주연으로 나서는 현상이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살기 때문일까? 톱스타 동시 출연의 대표적인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다. 한류스타 이병헌을 비롯해 '밀양' '괴물'의 송강호, '중천' '데이지'의 정우성이 한 영화에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제작비 170억원을 쏟아부은 이 영화는 올 여름 개봉 4일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곽경택 감독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한석규 - 차승원 카드를 내밀었다. '놈놈놈'의 그들에 비해서는 지명도나 흥행력이 떨어지지만, 역시 원톱이 충분한 두 배우가 선 악의 대결 구도에 뛰어들어 연기 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톱스타들이 대작 영화 공동 주연으로 몰리면서 중소 영화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의 작품에 이들을 캐스팅하기가 더 힘들어진 때문이다. '놈놈놈'이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당분간 국내 톱스타들의 대작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톱스타 단체 출연이 성사된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개별 스타의 흥행력에 계속해서 의문 부호가 찍혔던 게 한가지 요소로 작용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할리우드도 마찬가지. 세계 미디어계를 주름잡는 바이어컴(Vi acom)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오랫동안 밀월 관계였던 톰 크루즈와 결별한 것도 그래서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를 비롯해 CBS, MTV 등을 소유한 레드스톤은 '미션 임파서블 3' 개봉 후 "크루즈가 챙겨가는 돈 만큼은 영화 흥행을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연을 끊다시피 했다. 크루즈는 현재 자신의 별도 영화사를 차려 영화 제작에 나서고 있다. 한국영화 위기론이 팽배했던 국내의 경우 사정이 더 나빴다. 흥행 보증수표여할 톱스타 캐스팅의 작품들이 계속 나자빠지면서 영화계에는 '몸값 거품론'이 팽배했다. 2006년 1인당 5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던 톱스타의 영화 한 편 출연료가 최근 3억~4억원까지 내려간 이유기도 하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다른 톱스타들과의 동시 주연으로 흥행 실패의 위험 부담을 나눠가지는데다 영화 홍보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다는 장점을 높이 사는 중이다. 또 스토리 보다는 볼거리를 강조했던 '놈놈놈'의 개봉 초반 열기로 봤을 때, 관객들 역시 톱스타들의 동시 출연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한국영화에는 앞으로 한동안 톱스타의 동시 캐스팅과 대작 제작이라는 두 종류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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