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No.1' 수문장 정성룡의 성장과 숙제
OSEN 기자
발행 2008.07.27 22: 56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는 단순히 골문을 지키는 역할 그 이상을 요구 받는다. 최후방 수비수로 상대 공격수를 견제할 뿐만 아니라 수비진의 호흡을 조율하는 것도 골키퍼의 몫이다. 그런 면에서 정성룡(23, 성남)은 27일 저녁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성장의 증거와 함께 한 가지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날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수문장으로 선발 출전한 정성룡은 경기 내내 안정적인 선방을 선보였다. 전반 8분 코트디부아르의 코너킥을 침착하게 걷어내며 시작된 그의 선방은 전반 내내 한국이 코트디부아르의 역습에 고민하지 않고 공격에 주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또 전반 41분에는 자신이 직접 선제골을 기록하며 올림픽 본선 첫 상대인 카메룬을 상정한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이끌었다. 후반에도 정성룡의 든든한 골문 방어는 여전했다. 후반 7분 기성용의 파울로 내준 프리킥 찬스에서 수비벽을 이끌며 낮게 깔린 프리킥을 침착하게 막아내는 모습은 정성룡이 왜 차세대 No.1 수문장인지 알 수 있는 증거였다. 여기에 상대팀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굳이 잡기보다는 안전하게 펀칭하는 모습에서 정성룡의 성장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성룡은 수비수의 호흡 문제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바로 후반 30분 코트디부아르와의 역습에서 신광훈과의 호흡이 어긋나며 제르비뉴에게 만회골을 내준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정성룡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신광훈과는 별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실책이었다. 그러나 수비라인의 호흡 문제는 정성룡의 책임이기에 더욱 아쉬웠다. 지난 6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징계 중인 이운재의 복귀설이 나왔을 때 정성룡은 경기력으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정성룡은 당시보다 한층 발전된 개인 기량으로 약속을 지켰다. 만약 정성룡이 현재에 만족한다면 그는 훌륭한 골키퍼다. 그러나 그는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고 여전히 이운재의 벽은 높기만 하다. 정성룡이 수비 라인의 리더로서 성장해야 하는 이유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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