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조짐'양준혁, 4강 내 손에 달려있다
OSEN 기자
발행 2008.07.28 08: 13

지난 27일 삼성-두산전이 열리기 전 잠실구장. 삼성 라이온즈 최고참 양준혁(38)은 "표정이 밝지 않은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야구를 못해 그런 것이다. 자숙해야 하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짧은 한 마디 속에 양준혁의 속내를 엿볼 수 있었다. 양준혁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타율 3할을 친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국내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지난해 개인 통산 2000안타 시대를 열었던 양준혁은 15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두 자릿수 홈런, 20홈런-20도루 최고령 기록 등을 수립하며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러나 발목 부상으로 인한 훈련량 부족으로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끝모를 부진 속에 데뷔 첫 2군 강등이라는 수모도 겪었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물 갔다'는 달갑지 않은 평가 속에서 보란듯이 맹타를 휘두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말끔히 떨쳐냈다. 26일까지 타율 2할4푼6리(285타수 70안타) 5홈런 39타점 33득점에 그쳤던 양준혁은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며 팀의 5-4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다. 1회 1사 후 두산 선발 맷 랜들을 상대로 우중간 펜스를 넘는 솔로 아치를 터트리며 불방망이쇼를 예고했던 양준혁은 1-2로 뒤진 무사 2루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7회 중전 안타로 세 번째 안타를 기록한 양준혁은 4-4로 팽팽하게 맞선 12회 현재윤의 좌익수 쪽 2루타로 만든 1사 2루 역전 찬스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5-4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3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아웃되는 바람에 개인 통산 세 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아쉽게 놓쳤지만 그의 건재를 알릴 수 있는 계기였던 셈. 이날 솔로 홈런을 포함, 6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한 양준혁은 시즌 타율을 2할5푼4리까지 끌어 올렸다. 잃어버린 타격감을 회복하며 부활을 예고한 양준혁. 양신의 재림에 삼성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의 불방망이 속에 삼성의 4강 진출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at@osen.co.kr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