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라미레스가 원하면 트레이드하겠다"(테오 엡스틴 보스턴 단장). "구단이 원하면 거부권을 철회할 수 있다"(매니 라미레스).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 있는 라미레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양측이 트레이드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 이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마땅한 매수자만 나서면 거래는 언제든지 성사될 분위기다. 재계약 문제로 불화를 겪고 있는 라미레스를 원할 팀은 어디일까. 현재로선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찰리 매뉴얼 감독이 라미레스를 원한다는 거다. 매뉴얼은 다름 아닌 라미레스의 '사부'다. 1994∼99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타격 코치로 재직하면서 라미레스가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데 도와준 인물이다. 필라델피아는 더구나 뉴욕 메츠와의 지구 선두 싸움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태. 남은 2달여간 모든 화력을 집중하려면 거포를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트레이드 시장에 매물로 나온 라미레스야말로 최상의 카드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라미레스는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을 것인가.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존 헤이맨(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 대표적이다. 그는 "라미레스가 타 구단으로 이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과감하게 내놓았다. 라미레스가 트레이드에 응하려면 3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그는 내다봤는데, 어떤 구단이든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올 시즌 뒤 라미레스는 보스턴과의 8년 1억 6000만 달러 계약이 끝난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20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걸려 있다. 재계약 논의를 보스턴이 거부한 것에 앙심을 품은 점을 감안하면 라미레스를 확보하려는 어떤 구단이든 2년의 옵션 조항을 삭제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곧바로 재계약 선물을 안기거나, 트레이드 즉시 2개 년도의 옵션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거다. 하나같이 만만하지 않다. 내년이면 37세 되는 라미레스를 장기계약할 팀도 드물지만 '구단의 칼'인 옵션 조항을 포기할 팀도 찾기 어렵다. 옵션을 무턱대고 보장해주기도 어렵다. 2년 4000만 달러의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구단은 많지 않다. 더구나 라미레스는 각종 분란으로 '다루기 어려운 선수'라는 이미지가 짙게 배어 있다. 트레이드 카드도 마땅치 않다. 필라델피아를 비롯해 애틀랜타(마크 테셰이라), 신시내티(애덤 던) 등이 거래 상대 구단으로 여겨지지만 라미레스에 견줄 만한 선수는 없다. 여러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라미레스는 3할 타율에 30홈런 100타점이 언제든지 가능한 선수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보스턴의 처지가 라미레스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뉴욕 양키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보스턴은 탬파베이와 함게 시즌 끝까지 치열한 3파전을 벌여야 한다. 이 와중에 팀타선의 핵이나 마찬가지인 라미레스를 무턱대고 내보내기 어렵다. 라미레스를 트레이드할 경우 유망주가 아닌 즉시 전력감 타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의 공백을 너끈히 메워줄 타자는 매우 드물다. 설상가상으로 콜로라도는 맷 홀리데이 트레이드를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보스턴은 선수 한 명 영입하자고 팀을 깰 수는 없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라미레스는 보스턴에 몸담는 동안 끊임없이 말썽을 부렸다. 계약 문제, 이적 문제, 구단 직원과의 문제, 구단주와의 갈등이 이어져왔다. 보스턴과 라미레스 모두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만 거래 상대가 마땅치 않다면 함부로 주포를 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까지는 약 3일 남았다. 이 기간 중 보스턴과 라미레스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구단이 나타날지, 그렇다면 그곳은 어디이고 조건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workhors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