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연패로 2위 자리 수성에 위기를 맞은 두산 베어스가 계투 요원 김상현(28)을 29일 잠실 롯데전 선발 투수로 예고하며 돌파구 마련을 노리고 있다. 올시즌 27경기에 중간 계투로 등판하며 2승 무패 방어율 1.83(28일 현재)을 기록 중인 김상현에게 선발 보직은 낯선 자리가 아니다. 지난 시즌 두산은 3선발로 내정했던 김명제(21)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계투진에서 활약하던 김상현을 시즌 중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시켰다. 김상현은 지난 시즌 선발로 나선 9경기서 승리 없이 6패 방어율 3.72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으나 지난 시즌 두산 타선은 김상현이 선발 등판했을 때 경기 당 2.47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7승 18패 방어율 3.78을 기록하며 가장 불운한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린 윤석민(22. KIA)의 득점 지원이 경기 당 2.20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상현의 불운 또한 그에 못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타선 지원 외에도 구종이 단조롭다는 점 또한 지난 시즌 김상현의 발목을 잡았다. 김상현은 직구 외에 떨어지는 각이 큰 커브로 야구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제 2의 변화구' 구사력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직구-커브 조합 외에도 간간이 체인지업을 구사하던 김상현이었으나 이는 유인구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타자상대 횟수에 따른 피안타율은 김상현의 약점을 잘 보여주었다. 등판 시 1번째 상대 타자에게 2할7푼3리(165타수 45안타), 2번째 상대 시 2할6푼7리(75타수 20안타)의 피안타율을 기록한 김상현의 3번째 상대 타자 피안타율은 3할2푼5리(40타수 13안타)로 급격히 높아졌다. 시간이 갈수록 구위가 떨어졌다는 데도 이유가 있었으나 그만큼 공의 궤적이 상대 타자들의 눈에 익숙해졌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풀타임 2년차에 접어 든 김상현은 올시즌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을 높이는 동시에 44⅓이닝을 던지면서 8개의 사사구만을 내주는 등 한층 안정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을 선보이고 있다. 변화구 구사 패턴에 대해 묻자 김상현은 "슬라이더를 내세워 공격적인 피칭을 하고자 노력한다. 체인지업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완급 조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탁월하고도 다양한 변화구 구사력을 갖춘 투수는 팀에 큰 힘이 된다.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 나 있었던 김상현이 데뷔 후 마수걸이 선발승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여부에 두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