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검투사 헬멧 쓰고 20홈런 돌파
OSEN 기자
발행 2008.07.29 10: 17

[OSEN=이상학 객원기자]"20홈런하면 장타자 상징이잖아요". 한화 신흥거포 김태완(24)은 목표가 소박했다. 부상없이 전경기 출장하는 것, 아프지만 않고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김태완의 목표였다. 저자세를 유지하던 김태완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적 목표를 잡은 것이 바로 이달 초. "20홈런하면 장타자 상징이다. 한 번 노려보고 싶다"는 것이 김태완의 말이었다. 이후 이범석의 142km 강속구를 얼굴에 정면으로 맞는 불상사도 당하는 등 고비가 없지 않았지만 김태완은 모든 난관을 넘어 마침내 20홈런을 달성했다. 김태완은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올 시즌 두 번째로 1경기 2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0·21호 홈런을 마크했다. 2회초 롯데 선발 조정훈의 몸쪽 140km 직구를 통타, 비거리 120m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김태완은 7회초에도 조정훈의 가운데 높게 형성된 123km 포크볼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팀 패배로 빛을 잃었지만 김태완이 홈런을 터뜨릴 때마다 열광적인 사직구장은 순간 음소거 모드가 되고 말았다. 김태완의 20홈런은 투고타저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장타자가 많지 않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의미가 크다. 새로운 거포 등장을 알리는 상징적인 20홈런이 되기 때문이다. 김태균·카림 가르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20홈런 고지를 밟은 김태완은 당당히 홈런 부문에서도 3위에 랭크돼 있다. 장타율도 역시 전체 3위(0.528). 제대로 된 장타자가 등장한 것이다. 김인식 감독도 “장타력 하나만큼은 대학 시절부터 소문을 들었다. 제이콥 크루즈와 재계약하지 않은 것도 김태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태완의 활약이 돋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얼굴에 공을 맞는 불상사를 입고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 때문. 김태완은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서 광속구를 자랑하는 이범석의 142km 직구에 아랫입술과 턱 밑을 강타당했다. 이후 이종범·심정수가 쓴 보호대 달린 이른바 검투사 헬멧을 쓰고 나타났다. 지난 16일 대전 LG전부터 검투사 헬멧을 쓴 후 10경기에서 37타수 12안타로 타율 3할2푼4리·3홈런·7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장타율도 0.622. 삼진도 10개나 당했지만 거포에게는 세금과 같다. 김태완은 “(검투사) 헬멧을 쓰니 심적으로 많이 안심이 된다. 공을 맞은 뒤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는 괜찮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금 헬멧을 쓸 것이다”고 말했다. 보호대 때문에 얼굴 왼쪽이 가려져 그를 좋아하는 여성팬들이 많이 아쉬워한다는 소리에 김태완은 오른쪽 볼을 내밀며 “반대편 얼굴도 있지 않은가”라며 웃어 넘길 정도로 여유를 찾았다. 김태완은 “응원가에 대한 말도 많은데 지금 응원가가 딱 좋다. 텔미처럼 튀지도 않고, 적당한 게 마음에 든다. 소핫은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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