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명-윤규진,"친구야 함께 날자꾸나"
OSEN 기자
발행 2008.07.29 11: 4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2003년. 한화에는 두 명의 우완 정통파 투수가 입단했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천안 북일고 출신 안영명(24) 그리고 2차 2번으로 지명된 대전고 출신 윤규진(24)이 바로 그들이었다. 같은 지역의 고졸 출신으로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들이라는 점에서 둘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든든한 입단동기로,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됐다. 선수단에서도 언제나 함께 붙어다닌다.
그러나 두 선수는 좀처럼 함께 날지 못했다. 고졸신인으로 입단한 첫 해였던 2003년에는 안영명이 3승2세이브 방어율 3.89로 가능성을 확인시켰을 때 윤규진은 1패1세이브 방어율 6.43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반대로 윤규진이 선발과 불펜에서 활약하며 2004~2005년 도합 7승7패8세이브9홀드 방어율 4.03을 기록하며 자리잡을 때 안영명은 1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3패 방어율 6.25로 부진했다.
하지만 윤규진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기나긴 재활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2006~2007년에는 안영명이 1군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해다. 윤규진이 2006년을 통째로 재활에 몰두하고 2007년에도 부상여파로 1군에서 8경기밖에 던지지 못한 사이 안영명은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다. 이 기간 동안 안영명은 4승5패6세이브20홀드 방어율 3.16으로 활약하며 2005년 윤규진 부상 후 약점으로 지적됐던 한화 불펜 문제를 아주 말끔하게 해결했다.
반면 올 시즌 윤규진이 부상에서 돌아와 부활의 날개를 펼 때 안영명이 또 부상 등으로 고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역시 윤규진이 주춤하자 안영명이 2군에서 컴백,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이에 대해 윤규진은 “이상하게도 내가 잘할 때 (안)영명이가 조용하고 내가 부상으로 고생할 때에는 (안)영명이가 호투했다”며 웃었다. 안영명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이 그렇게 됐다. 한 경기, 한 경기를 놓고 봐도 내가 잘 던졌으면 (윤)규진이가 부진하고, 내가 못 던졌을 때 (윤)규진이가 잘 던지더라”고 말했다.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안영명은 “그래도 팀 입장에서는 둘 다 부진하지 않은 게 다행일 것이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지난 4년간 두 선수 모두 빠진 한화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역으로 해석하면 두 선수가 동시에 활약하며 서로의 부담을 덜어줬다면 팀도 두 선수도 무리없이 더 잘나갈 수 있었다. 특히 불펜에서 연일 등판으로 혹사하지 않고 부담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투수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한화로서는 두 선수의 동반비상이 절실하다.
윤규진은 “(안)영명이와 내가 동시에 잘하면 정말 좋겠다.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명도 “(윤)규진이와 같이 잘하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팀으로서도 그렇고, 친구로서도 그렇고 그런 날이 곧 오지 않겠나”라고 자신했다. 두 선수가 동시에 훨훨 난다면 한화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는 더욱 밝아진다. 2003년 입단동기 우완 강속구 독수리들의 동반비상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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