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어디 갔어". SK-삼성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SK 외야수 이진영(28)은 잃어버린 모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덕아웃 앞에서 훈련 중이던 정상호(27, 포수)에게 "상호야, 형 모자 못 봤냐"며 그야말로 모자 찾아 삼만리. 한 취재진이 "덕아웃 위에 놓여진 모자 아니냐"는 말을 건네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건 (김)재현이형 모자예요. 들어가지도 않아요". 8개 구단 대표적인 큰바위 얼굴로 손꼽히는 이진영이 소화할 수 있는 모자는 거의 없어 동료들에게 빌릴 수도 없는 노릇. 이진영은 지난 2월 일본 전훈 캠프에서 큰바위 얼굴 때문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숙소에서 쉬다가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창틀에 걸려 빠지지 않았던 것. 수 차례 시도 끝에 간신히 머리를 빼는데 성공했다. 옆에서 지켜 보던 이광길 SK 수비 코치는 한 마디를 던졌다. "너 내일 병원 한 번 가봐라. 큰 머리에 뭐가 들어 있는지". 구단 관계자도 한 마디 거들었다. "아무래도 대두성 치매 질환 같아요". 머쓱해진 이진영은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모자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을까. 후배 이재원(20, 포수)이 이진영이 모자를 두고 왔다는 걸 알고 챙겨온 것. 이진영의 모자 찾기 해프닝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