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3년 연속 여름 독무대 가능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7.31 07: 22

3년 내리 이어지던 여름철 한국영화 초강세 전선에 이상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세계 시장을 누비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강력 태클이 원인이다. 과연 한국영화의 여름 시장 수성은 가능할까? 출발은 산뜻했다. 17일 막을 올린 170억 제작비의 김치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개봉 2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서 이준익 감독의 신작 '님은 먼 곳에'가 한 주 뒤인 24일 개봉, 지난해에 이어 한국영화 여름철 쌍끌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할리우드의 올 여름 반격은 매섭기 그지없다. 매년 4월~7월초까지 한국 극장가를 주름잡다가 한여름 불볕더위에 쉬어가더니 올해는 '미이라 3'와 '다크 나이트'를 한국 관객들에게 내놓았다. 시리즈 1, 2편이 깜짝 흥행을 기록했던 '미이라 3'는 무대를 중국으로 옮겨 더욱 커진 규모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배트맨 시리즈'의 연장 선상에 있는 '다크 나이트'도 미국 개봉에서 역대 10일 오프닝 흥행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크리스찬 베일이 배트맨 역을 맡았고 약물 중독으로 요절한 히스 레저가 악당 조커 역으로 신들린 듯한 열연을 펼쳤다. 30일 오후 기준 한국영화진흥회의 예매율 집계에 따르면 '미이라 3'가 31.8%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놈놈놈'이 22.1%로 2위, '님은 먼 곳에' 11.2%, '다크 나이트' 10.8%의 4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미이라 3'와 '다크 나이트'의 등장은 1000만명 관객을 노리고 있는 '놈놈놈'이 봤을 때 껄끄럽기 그지없다. 현재 개봉 3주차에도 825개 스크린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매 상황 등을 봤을 때 상당한 스크린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597개 스크린으로 출발한 '님은 먼 곳에' 역시 '놈놈놈'과의 쌍끌이 효과를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치열한 4강 구도에 들어갈 판국이다. 한국영화의 폭발적인 여름 장세는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물꼬를 텄다. '괴물'은 그 해 여름, 무려 1300만명 관객을 불러모으며 한국영화 최다관객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에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와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흥행 몰이에 나서며 각각 800만명, 700만명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다가올 8월의 흥행 구도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예매율에서 보여지듯이 '다크 나이트' 보다는 '미이라 3'가 한국영화 두 편과의 전면전에서 선봉장으로 나설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 관객들은 할리우드의 슈퍼 히어로 영화들 가운데 어두운 분위기의 '배트맨' 등에는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않은 반면, '미이라' 류의 시원하고 단순한 SF액션에 더 큰 애정을 쏟았다. 한국영화로는 젊은 층의 호응도가 센 '놈놈놈'이 초반 기세를 몰아 올드팬들에게 친숙할 내용의 '님은 먼 곳에'를 앞서고 있다. '놈놈놈'은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찾기 힘들었던 스피디한 화면 전개와 웨스턴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따라서 '놈놈놈' '미이라 3'가 앞서가는 가운데 '님은 먼 곳에' '다크 나이트'가 맹추격하는 그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최종 승부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어떻게 도는 지 여부로 결정되겠지만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국내 극장가는 모처럼 여름철 특수를 만끽할 것으로 보인다. mcgwire@osen.co.kr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