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7월 징크스'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2003시즌 이후 단 한번도 7월 한 달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지 못했던 두산은 지난 30일 잠실 롯데전서 3-9로 패하며 7연패 늪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2005년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 8연패를 당한 이후 팀 최다 연패기록이다. 특히 30일 경기서는 톱타자 겸 중견수 이종욱(28)의 부재로 인한 전력 누수가 확실하게 다가왔던 경기였다. 이종욱은 지난 27일 잠실 삼성전서 주루플레이 도중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6회말 대주자 전상렬로 교체되었다. 이후 이종욱은 두 경기 째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29일부터 롯데와 가진 두 경기서 두산은 톱타자로 2루수 고영민(24)을 기용하는 동시에 중견수 자리에는 유재웅(29)을 배치했다. 주로 2,3번 타순에 나서다 1번 타자로 나선 고영민은 2경기 9타석 동안 7타수 무안타(볼넷 2개)에 그쳤다. 29일 경기서 5타석 동안 총 24개의 투구를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전법을 펼쳤던 고영민은 30일서 4타석 동안 상대 선발 장원준으로부터 9개 만의 투구수를 소모시키는 적극적인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고영민의 적극적인 전략은 병살타 1개를 포함해 모두 범타로 그쳤다. 두산에는 배트를 짧게 잡고 안타를 만들어 출루한 뒤 누상에서 상대 배터리를 흔들던 이종욱의 모습이 그리웠던 순간이었다. 수비에서도 이종욱의 아쉬움은 크게 다가왔다. 30일 3회초 무사 1루서 나온 이승화의 중전 안타 때 중견수 유재웅은 타구를 잡기 위해 미끄러지듯이 달려갔으나 타구는 유재웅의 몸을 맞고 튀어올랐다. 유재웅이 튀어오른 타구의 방향을 놓친 사이 1루 주자 박기혁은 3루까지 진루했고 타자 주자 이승화 또한 2루까지 진루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31)는 이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적시타와 희생 플라이를 잇달아 허용하며 3회서만 3실점했다. 유재웅은 발이 빠른 외야수가 아닐 뿐 더러 주로 좌익수, 우익수 자리에 서던 선수다. 안전한 포구를 위해 다리부터 미끄러지는 슬라이딩을 택했으나 이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종욱이었다면 빠른 발을 이용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글러브가 앞으로 가는 수비를 펼쳤을 것이다. 이론 상으로는 더욱 위험한 수비 방법이지만 포구 능력면에서 상당한 발전상을 보여줬던 이종욱은 이 수비로 진풍경을 수 차례 연출해낸 전력이 있다. 이종욱의 결장에 대해 두산 구단 관계자는 "올스타전과 베이징 올림픽이 이어지기 때문에 휴식을 주는 차원에서 결장하는 것이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종욱은 단 두 경기 결장으로 소속팀에 많은 교훈을 가져다 주었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