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들의 모임, 그 결론은?
OSEN 기자
발행 2008.07.31 11: 50

[김준명 건강컬럼] 얼마 인터넷에서 ‘각 직업군별 음주 특성’이라는 재밌는 기사를 봤다. 한 대학교의 취업 담당 직원이 조사를 한 것이었다. 이 자료를 보면 군인의 경우 반주에서 5차까지 가는 경우가 있고, 후방보다 전방의 술 실력이 더 세다고 한다. 축구 선수는 소주를 즐겨 마시며 가급적 고기를 안주로 선택한다고 한다. 교사들은 목에 낀 분필가루를 해소하는데 돼지비계가 최고라는 얘기를 어김없이 듣고, 화가들은 혼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어부들과 술을 마시려면 반드시 신고를 하고 통성명을 해야 술자리에 끼워준다고 하며, 대학교수는 국문과 교수들이 가장 다양한 주류를 섭렵(?)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통점은 한 가지였다. 대부분 술 잘 마시는 사람이 일도 잘하고 충성도도 높다는 것이다. 축구 선수들의 경우 술자리에서 사라지면 다음 경기에 출장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실인지 참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참 많이 웃었다. 정확히 맞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술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 직업과 어느 정도 맞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사를 보며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직업군을 조사할 때는 분명히 각 직업군 속에서도 ‘한 술’ 한다는 주당들을 대상으로 조사 했을 것이다. 실제로 술을 잘 못하는 교사도 있을 것이고, 작품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예술가들도 있다. 얼마 전 해외 A매치 경기 전날 단체로 나가 술을 마셔 문제가 되었던 축구 선수들도 있지만 컨디션과 체력 조절을 위해 일부러 금주하는 선수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기사를 다른 한편으로 상상해 봤다. 당시 이런 특징을 조사하던 사람들 앞에서 호기롭게 자신의 술 실력과 장점(?)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그 날 저녁 또 한잔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한잔한 이후 다음 날은 어떻게 되었을까? 안 봐도 답이 뻔히 나오는 대목이다. 술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언제나 술과 ‘맞짱’을 뜨는 주당들의 모임 결론은 ‘해체’다. 언제나 청춘이 없듯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체력이 예전 같지 못해 간 역시 세월의 풍파 속에 그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에 평생 같이 할 것 같았던 술과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술을 사랑하고 술을 좋아한다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한잔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이은 술자리에 이은 숙취 속에서 고통을 받으면서도 돌아서면 금새 또 한잔하러 가는 사람들. 고통을 받는 순간은 미칠 것 같지만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는 것이 숙취다. 하지만 평생 술과 같이 하려면 두통과 속 쓰림 속에 담겨 있는 숙취의 경고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글: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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