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게 시청률이란, 황금알을 낳는 거위면서 동시에 온 몸을 마비시키는 극약같은 양날의 칼이다. 시청률이 저조하면 덩달아 광고 수익이 떨어지고, 거꾸로 시청률이 올라가면 매출은 급증한다. 지상파 TV들이 시청률 추이에 목을 매는 이유다. 한때 '드라마 왕국'이라 불렸던 MBC는 이같은 점에서 요즘 총체적 난국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드라마뿐 아니라 뉴스, 예능, 시사교양 등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경쟁사인 KBS와 SBS에 밀리는 중이다. 지난 한 주간 전국 시청률 톱 50위(AGB닐슨 조사)를 살펴보면 MBC의 위기를 잘 알수 있다. 먼저 1~10위에 MBC는 간판 예능 프로인 '무한도전' 단 한 개만을 달랑 공동 10위에 올렸다. SBS '조강지처클럽'이 왕자에 앉은 가운데 '엄마가 뿔났다'(KBS2), '너는 내운명'(KBS1), 일지매(SBS), '행복합니다'(SBS), '식객'(SBS)', '태양의 여자'(KBS2) 등으로 드라마가 1~7위를 휩쓸었다. 8위는 'KBS 9시뉴스', 9위 KBS 2TV 예능 '해피투게더', 10위 '무한도전'과 'VJ특공대'(KBS2)의 순서다. 결국 주종목이었던 드라마 부문에서의 극심한 히트작 가뭄 현상이 MBC 전체를 흔들고 있는 셈이다. MBC는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시청자의 트렌드를 이끌만한 드라마 개발에 소홀했고, 기대를 모았던 임성한 작가의 일일극 '아현동 마님'은 갖가지 논란에 휘말렸다가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최근에는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이 경쟁작인 KBS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에 완전히 밀리는 등 월화수목 미니 시리즈 시장에서도 연전 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의 고전이 방송국 전체 사기에 영향을 끼친 듯 1~30위 사이에도 MBC 프로는 고작 5개 뿐이다. 또 'PD수첩'이 광우병 보도 등으로 큰 이슈를 몰고왔지만 50위 안에조차 들지못하고 있는 것도 화제거리다. 시사교양 프로의 부진은 드라마 이상으로 심각하다. 이같은 MBC의 부진은 시청자 앞에 군림하려는 듯한 오만한 자세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방송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문제 연예인을 향한 비난 여론이 일어도 이를 무시한채 방송에 출연시키고, 잘못된 부분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 등에는 인색한 게 흠으로 지적됐다. 와중에 지난달 30일 방영된 심야 예능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에서는 병역 기피 의혹으로 지탄을 받았던 유승준의 옛날 방송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시청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MBC가 시청률 부진에서 비롯된 총제적 난국을 어떻게 벗어날 지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게 요즘 방송가다. mcgwire@osen.co.kr '네버엔딩 스토리'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던 성룡과 유승준의 만남 장면, MBC 제공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