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홈런 1위' 장종훈 코치, "모든 건 선수들의 공이다"
OSEN 기자
발행 2008.08.01 08: 40

[OSEN=이상학 객원기자] “장종훈 효과? 그런 거 없다니까요. 허허”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연일 화제다. 팀 타율은 6위(0.263)이지만 팀 홈런(102개)·장타율(0.412)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511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가공할 만한 집중력으로 경기 종반 승부를 뒤집는데 도를 텄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인적구성에서 한화 타선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기존의 중심타자들이 각성하고 또 젊은 타자들이 성장한 것이 달라진 요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올해부터 1군 타격코치로 승격된 장종훈(40) 타격코치가 자리하고 있다. 장종훈 코치는 활화산처럼 터지고 있는 타선이지만 결코 만족하지는 않았다. 장 코치는 “요즘 1·2·3번 타자들이 부진해서 걱정이다. 공격이 잘 풀리려면 1·2·3번 타자들이 잘해줘야 하는데 요즘 그렇지 않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고민을 먼저 말했다. 하지만 장 코치는 “그래도 7·8·9번 타자들이 터져줘서 고민을 조금 덜고 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올 시즌 한화 타선의 가장 큰 장점은 집단부진이 없다는 것이다. 몇몇 선수들이 부진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장 코치도 “그 점은 그래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현역 은퇴 후 2년간 2군에서 젊은 타자들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은 장 코치는 올해 성적에 민감한 1군 코치를 맡는 데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1군 코치는 성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늘 초조한 마음이다. 어느 한 선수보다 모든 선수들이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도하는 심정”이라는 것이 장 코치의 말이다. 장 코치는 “요즘 우리 선수들이 역전하는데 맛을 들였는지 초반에는 좀처럼 점수를 못 뽑는다. 지켜보는 팬들은 재밌겠지만 지도자 입장에서는 또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초반부터 터져주면 좋겠는데 우리 선수들이 팬서비스를 즐기는 모양”이라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최고의 폭발력과 응집력을 과시하는 한화 타선은 이미 상대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한화 타선이 지난해에 비해 월등하게 좋아지자 여기저기서 ‘장종훈 효과가 아니냐’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야구인은 “사실 그동안 1군 코치 역량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1군에 있는 선수들이라면 어느 정도 기량이 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코치의 힘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장종훈 코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달라졌다. 1군 선수들의 기량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것이 장 코치의 힘이다. 대선수였던 만큼 선수들도 믿고 무조건적으로 따른다”고 장종훈 효과를 역설했다. 그러나 정작 장 코치는 특유의 순박한 웃음으로 쑥스러워 했다. 장 코치는 “장종훈 효과라는 말이 많은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군에 있는 선수들이라면 모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다. 난 그저 선수들에게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전부다. 모든 것은 선수들의 공이다. 스포트라이트도 내가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받아야 옳다”며 주위의 장종훈 효과에 대한 시각을 오히려 경계했다. 장 코치는 “올해 이렇게 1군 코치를 해보면서 느끼는 것이 결국 코치는 선수와 함께 살고 죽는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잘하면 행복하지만 부진하면 나도 힘들다. 결국 선수들 하기에 코치의 능력도 달렸다. 난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생각은 또 다르다. 김태균은 “장 코치님은 슬럼프가 한 번 찾아올 때마다 문제점을 딱 짚어주신다. 그래서 올해는 슬럼프가 짧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올 시즌 김태균은 이렇다 할 슬럼프 기간이 없었다. 또한, 선수들의 개성을 살려주되 핵심 포인트를 짚어준다. 가령 상대 투수가 누구라면 그 선수에 대해 집중분석해 타자들에게 핵심적인 공략사항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지난달 29일 한화 킬러로 명성을 떨친 마일영을 무너뜨린 것도 이 같은 과정이었다. 추승우는 “타석에 들어서기 직전에 코치님께서 이 공을 어떻게 공략하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정말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장 코치의 지도를 통해 김태균과 이범호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고 숱한 선수들이 껍질을 깨고 성장세를 보였다. 장 코치는 올 시즌 가장 성장한 선수로 역시 김태완을 꼽았다. 장 코치는 “아무래도 (김)태완이가 가장 크게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는 자신감을 얻으면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코치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딱 두 가지가 남아있다. 이건 시즌 후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무슨 족집게 도사처럼 딱 두 가지를 꼬집어 문제점을 말할 정도로 장 코치의 지도철학은 확실하다. 이어 장 코치는 “(송)광민이도 태완이 못지않게 기회가 주어지면 성장할 수 있다. 그외에도 우리팀에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자신했다. 장 코치의 이 한마디는 나머지 7개 구단 투수들에게 공포영화의 예고일 수 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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