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클락에게 갖는 유일한 불만이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에게 덕 클락(32)은 의미가 있는 선수다. 1군 타격코치가 된 이후 처음으로 만난 외국인타자가 바로 클락이다. 장 코치는 클락의 첫 인상에 대해 “처음에는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 반신반의한 것이 사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장 코치가 클락을 다시 보게 된 것은 그의 성격과 성실함이었다. “워낙 성격이 좋은 데다 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 자세와 성실함이 한국야구에 적응한 후 기대이상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장 코치의 말이다. 그러나 요즘 클락은 깊은 부진에 빠졌다. 4월 26경기 타율 3할3푼7리·8홈런·20타점, 5월 25경기 타율 3할2리·6홈런·22타점, 6월 22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3홈런·12타점으로 달을 거듭할수록 성적이 떨어지던 클락은 급기야 7월 26경기에서는 타율 1할5푼6리·1홈런·8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어느덧 시즌 타율도 2할7푼1리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한때 1위를 달렸던 OPS(장타율+출루율)도 0.860으로 전체 11위로 하락했다. 30홈런-30도루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제이콥 크루즈처럼 시즌 중반까지 활약하다 후반부터 추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있다. 하지만 장종훈 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장 코치는 “클락이 무릎 부상을 당한 후 타격 밸런스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지난 6월27일 문학 SK전에서 SK 박정권과 부딪친 후 왼쪽 무릎을 다친 이후 클락의 타격 페이스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크루즈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부진이 시작됐다. 그러자 장 코치는 “클락은 부상도 부상이지만 사람이 너무 착하다”며 그의 부진을 또 다른 이유에서 찾았다. 장 코치는 “클락이 부상을 당한 후 타격감을 찾지 못하며 부진이 깊어지자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팀에 미안한 마음에 점점 더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자꾸 볼에 방망이가 나가는 것도 그렇다. 부상이 다 나았지만 마음이 약해서인지 쉽게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클락에게 갖는 유일한 불만”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클락은 부진이 깊어지자 지난달 30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경기 전 스스로 결장을 요청할 정도로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장 코치는 “클락이 데이비스의 성격을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 클락은 전혀 외국인선수 같지 않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화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클락은 지난달 31일 히어로즈전에서 8회초 결승타가 된 희생플라이를 치고도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클락은 “나 때문에 진 경기가 많아 팀에 너무 미안할 따름”이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장 코치는 “클락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리팀 타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클락은 타격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라고 격려했다. 클락도 “올림픽 휴식기 동안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뒤 후반기에는 꼭 살아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클락은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한화는 기다릴 줄 아는 팀이다. SK 등 몇몇 구단들이 더 많은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뿌리치고 클락이 한화에 둥지를 튼 것도 바로 한화와 김인식 감독이 외국인선수가 적응하기에 좋은 팀과 감독이라는 김태민 미네소타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의 추천 때문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클락이 요즘에는 조금 부진하지만 그래도 우리팀에 온 것이 정말로 큰 복이다. 그런데 애가 너무 순둥이라서 데이비스만큼 재미가 없다”며 껄껄 웃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