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경기를 뛴 동료들이 가장 고맙다". '퍼펙트맨' 김태훈(18, 구리 인창고)이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후 가장 먼저 찾은 이는 함께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린 동료들이었다. 김태훈은 1일 인천 도원구장에서 열린 제 6회 미추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산 부경고와의 16강전에서 9이닝 동안 27명의 타자를 맞아 단 한 개의 안타나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이는 대한야구협회가 주최한 전국대회에서 최초의 퍼펙트 게임으로 공인받았다. 이날 김태훈은 2회부터 4회까지 5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고 최고구속 145km의 직구를 찍었다. 변화구의 각이 예리하게 떨어지면서 무려 15명의 부경고 타자들이 헛스윙으로 돌아서야 했다. 김태훈은 경기 후 "1-0으로 이기고 있어 8회까지만 버텨달라고 동료들에게 부탁했다"며 "잘하면 완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던졌지만 퍼펙트는 생각지 못했다"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또 "포수 김제성의 사인대로 던졌다"고 강조했다. 퍼펙트 게임 기록은 투수에게 모든 영광이 돌아가지만 완벽하게 타구를 처리해 준 야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 리더로서의 면모까지 드러냈다. 구리 동구초-인창중을 졸업한 김태훈은 초등학교 5학년에 구리 리틀야구단 유니폼을 입고 야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스스로 야구가 좋았고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김태훈을 지지해줬다. 중학교 때까지 외야수와 투수를 겸업했지만 고교에서는 투수에 전념했다. 성장을 거듭한 김태훈은 SK에 1차 지명된 후 지난 6월 계약금 1억원, 연봉 2천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예선전에서는 20개의 삼진도 잡을 만큼 유망주로 거듭났다. 프로 2년차로 에이스 반열에 오른 SK 좌완 김광현과도 종종 비교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아 타점이 낮고 유연성이 떨어져 부상 위험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탁월할 뿐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도 고교급 이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SK 김태훈은 지난 6월 계약 후 김성근 SK 감독과의 당시 만남에 대해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첫 인상은 좀 무서웠다"고 말한 뒤 웃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반드시 넘버원이 되겠다"면서 "이제는 18일 봉황기 경기를 준비할 때"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인창고 이상훈 감독은 "프로에 가면 좀더 큰 선수가 될 것이다. 고교 선수 범위 내에서 가르쳤고 큰 무대에서 배울 것은 남겨뒀다"며 "머리가 좋고 똑똑해 잘 따라와줬다"고 제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SK 허정욱 스카우트는 "수준급 직구를 보유했고 커브, 슬라이더 각이 크다. 번트 수비와 견제 능력이 뛰어나고 경기를 읽어내는 능력까지 갖췄다"며 "욕심을 부릴 때 골반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만 보완하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한야구협회는 이번 대회 결승전(5일) 후 김태훈의 대기록에 대한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김태훈과 일문일답. -대기록을 달성한 소감은. 믿기지 않는다. 감독님과 부모님께 감사하다. 무엇보다 같이 경기를 뛴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삼진을 15개나 잡았다. 포수(김제성)가 내는 사인대로 던졌다. 컨트롤이 잘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오늘 좀 잘 잡힌 것 같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다. 단점은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다. 또 유연함이 부족한 편이다. 컨트롤이 잡히지 않으면 공 스피드가 5~7km 차이가 난다. -키가 좀 작은 편이다. 가리지 앉고 잘 먹는 만큼 좀 더 클 것이다. -훈련은. 러닝을 주로하고 피칭은 평균 하루 100개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복근 운동과 푸시업, 스트레칭을 겸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골반을 더 사용하라고 주문하신다. 상체로만 던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 고치면 스피드가 더 올라갈 것이란 소리도 들었다. -내년이면 SK에 입단한다. 강팀에 들어가 영광이다. 좌투수가 많은 팀이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넘버원이 되겠다는 집념으로 열심히 하겠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