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박찬호, "매니 모타가 왔다고?"
OSEN 기자
발행 2008.08.02 04: 23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매니 라미레스의 LA 다저스 이적은 선수들도 예상치 못한 큰 사건이었다. 가능성이 없을 것만 같았던 다저스가 통산 510홈런의 주인공을 획득했다는 사실에 여러 선수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다저스는 라미레스를 획득했다는 사실을 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 장소 발표식장에서 공개했다. 자리에는 박찬호(35)를 비롯해 다저스의 외국인 선수들인 사이토 다카시, 구로다 히로키(이상 일본), 앤드루 존스(네덜란드령 아루바), 궈홍즈(대만) 등이 참석하고 있었다. 프랭크 매코트 구단주가 WBC 관련 발표 말미에 라미레스를 영입했다고 밝히자 선수들은 웅성거리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 LA 타임스 >에 따르면 박찬호는 "구단주가 누구를 얘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매니 모타에 관해 말하는 것인줄만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매니 모타는 1980년부터 28년째 다저스 구단의 코치를 역임하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 같은 '매니'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라미레스가 다저스로 이적한다는 사실이 그만큼 믿기 어려웠음을 우스갯소리로 표현한 것이다. 라미레스 영입 소식에 가장 당황한 선수는 마무리 사이토였다. 영어가 서투른 사이토는 매코트의 발언 직후 장내가 웅성거리자 "혹시 내가 트레이드된 것 아니냐"며 놀라 어쩔줄 몰라 했다고 한다. 옆에 있던 구로다는 심각한 표정으로 통역을 불러 매코트의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라미레스 영입으로 다저스 외야진은 포화 상태가 됐다. 맷 켐프, 안드레 이디어, 후안 피에르, 앤드루 존스에 좌익수 라미레스가 가세하면서 조 토리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명타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크를 던진 토리는 어떤 선수를 주전으로 내세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팀을 위해서는 출장시간이 줄어들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라미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교대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거래로 가장 이득을 본 쪽은 단연 다저스와 라미레스. 다저스는 거래 상대로 언급됐던 맷 켐프와 안드레 이디어 두 명의 주전 외야수를 지키면서 팀 공격력을 크게 높여줄 슬러거를 확보했다. 여기에 라미레스의 잔여 연봉 700만 달러를 보스턴이 대신 지불하기로 해 남은 2달간 현역 최상급 우타자를 '공짜'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라미레스도 이적의 전제 조건인 내년과 내후년 구단 옵션(각각 2000만 달러)을 무효화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어떤 구단이든 시즌 종료 후 자신을 FA로 풀어줘야 한다는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면서 불편했던 보스턴 탈출과 올 시즌 후 FA 시장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했다. workhors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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