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켄 그리피 주니어(39)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데는 아버지 켄 그리피 시니어의 권유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70년대 최강팀인 '신시내티 빅 레드 머신'의 일원이었던 그리피 시니어는 현재 신시내티의 스카우트로 재직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신시내티를 떠나 새로운 구단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피 시니어는 미국 중부시간 31일 새벽 2시 아들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됐다는 얘기를 전하면서 본인의 승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의견을 묻는 아들의 질문에 그는 "시카고로 가라. 그곳에서 새롭게 도전하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주니어는 곧바로 'OK 대드"라고 대답하며 이적에 동의했다. 2일(한국시간) 과의 인터뷰에서 그리피 시니어는 "아들은 신시내티에서 할 만큼 했다. 온갖 부상을 무릅쓰고 600홈런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면서 "이제는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도전할 때다"고 말했다. 주니어는 신시내티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2000년 친정팀 시애틀에서 고향팀 신시내티로 이적한 뒤 첫해 40홈런으로 명성을 재확인했지만 이후 갖가지 부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2001년부터 111-70-53-83으로 경기 출장 회수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성적이 나올리 없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일부 신시내티 팬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살해협박을 일삼았다. "가족을 죽이겠다. 아이들을 납치하겠다"며 정신적으로 힘든 그리피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시니어는 "상황이 악화되자 아들은 경기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가족의 안전이 항상 걱정이 돼 경기에 물두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시내티 입단 6년째인 2005년 128경기에 출장, 타율 3할1리 35홈런 92타점을 기록하면서 주니어는 살아났다. 이듬해 27홈런 지난해 30홈런에 이어 올해 15홈런을 더해 통산 608홈런을 마크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6번째로 600홈런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 그리피는 타율 2할4푼5리로 주춤하다. 마흔을 앞둔 나이 탓에 기량이 쇠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의 일발장타력은 여전하며 화이트삭스도 이 점을 높이 사 영입을 결정했다.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사실상 탈락한 신시내티와 달리 화이트삭스는 AL 중부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피가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다면 시애틀 시절인 97년 이후 11년 만이다. 그리피는 포스트시즌 통산 15경기에 출장, 타율 3할5리 6홈런 1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