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는 전반기 마감과 함께 25일간 있을 베이징 휴식기 동안 2군에서 뛸 선수 1군 선수 8명을 정했다. 투수로는 유원상·양훈·김혁민, 야수로는 송광민·이여상·이희근·오선진 그리고 연경흠(25)이 포함돼 있었다. 2군에서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며 타격 감각과 리듬을 조절하라는 의미. 굳이 2군 하락의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연경흠은 의연한 모습으로 2군에 합류했고 첫 날부터 일을 냈다. 연경흠은 지난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아마 최강’ 쿠바 야구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4번 타자로 선발출장해 팀의 첫 득점을 솔로 홈런으로 장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0-5로 끌려다닌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쿠바의 중간계투 비초안드리 오델린의 3구째 한가운데 몰린 146km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오델린은 나오자마자 첫 타자에게부터 큰 것 한 방을 맞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연경흠은 4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9회말에는 쿠바 리그 역대 최다승에 빛나는 페드로 라소와 2-3 풀카운트 7구 승부를 벌였지만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연경흠이 더욱 두드러진 것은 수비에서였다. 2회초 프레드리히 세페다의 총알같이 좌측 펜스로 날아가는 타구를 쫓아가 점프해 캐치하며 아웃시키더니 6회초 마이클 엔리케스의 빗맞은 타구를 끝까지 달려가 다이빙캐치하며 잡아내는 투혼을 발휘, 지정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로부터 환호받았다. 상대가 세계최강이라는 쿠바이지만 어디까지나 연습경기인 데다 지정석에 한해 관중을 입장시킬 정도로 지켜보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연경흠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경흠은 “1군이든 2군이든 아니면 연습경기든 경기는 똑같은 경기다. 1군에서만 열심히 하고 2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욕얻어먹을 일이다. 아직 1군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한 나로서는 어느 곳, 어떤 경기에서든 한순간도 허투루 할 수가 없다. 선수로서 그래서도 안 된다”며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올해로 3년차가 된 연경흠은 1군 32경기에서 타율 2할5푼7리·4홈런·7타점·1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7월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가 싶었지만 김인식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해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다. 대타 타율이 무려 8할이며 대타 성공률은 8할5푼7리나 된다. 연경흠은 “주어진 찬스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집중을 하다 보니 결과가 좋았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좌투수에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좌투수로도 8타수 5안타로 강했다. 연경흠은 “우투수든 좌투수든 공이 오는 것은 같다.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갖고 들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반기 막판 주로 대타로 활약한 연경흠은 “힘이 남아 돈다”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2군에서 경기를 치르며 타격감각을 유지한 후 후반기 1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쿠바와의 연습경기에서 활약은 연경흠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연경흠은 “쿠바와는 처음 경기했는데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처럼 강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9회말 상대한 투수도 아주 유명한 투수라고 들었는데 위압감을 느끼지 못했다.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난 물론 삼진을 당했지만 말이다”며 웃었다. 밝은 모습으로 묵묵히 기회를 만들고 있는 연경흠은 휴식기 동안에도 끊임없이 땀을 흘릴 것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