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한국 가요계의 아이콘 서태지(36)가 돌아왔다. 그러나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컴백 때마다 음악적 파장으로 한국을 흔들었던 그가 이번에는 요란한 이벤트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태지는 이번 8집 싱글 앨범 복귀를 앞두고 강남 한복판의 UFO 출현, 시골 마을에서의 미스터리 서클 의혹 등의 깜짝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외계인 방문설까지 대두됐던 지난 6월의 미스터리 서클은 서태지 측의 홍보 행사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일 서울 코엑스 광장에서 개최된 MBC의 컴백 기념 서태지 게릴라 콘서트도 비슷한 맥락이다. MBC는 "언론에 게릴라 콘서트가 알려지면서 공개 공연이 되버려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게릴라 콘서트의 개최를 암시하며 날짜와 장소 힌트를 팬들에게 흘린 이들은 따로 있었다. 이같은 소동에도 불구하고 12년만의 서태지 게릴라 콘서트는 많은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짧은 공연, 깊은 감동을 남기는 무대로 진행됐다. 어떤 식으로 포장되건 서태지의 강점은 최고의 음악 자질을 갖춘 뮤지션이란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물론 경쾌해지고 부드러워진 그의 새 음악에 대해 논쟁은 벌어지고 있지만 이 역시 깊은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다. 최영균 대중문화가이드는 "서태지의복귀는 일차원적으로는 그의 음악에 대한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나아가 새로운 형식(또는 장르)에 대한 음악 실험이 가요계 전반의 창작욕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침체에 빠진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 넣는 여러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음원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바닥에 떨어져 버린 음악의 가치를 되살려줬다"며 "서태지는 장밋빛 시대였던 음반의 시대 이후 만나기 힘들었던 음악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다. 완전히 음반의 시대로 복귀는 할 수 없더라도 되살아난 불씨를 다른 가수들이 꺼트리지 말고 이어가 주었으면 한다"는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앨범에서 음원으로 가요 시장의 주류가 넘어가버린 지 오래인 요즘, 음악은 소장품 아닌 일회용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 곡의 노래로 알려지기 보다는 짧게 흥얼거리기 쉬운 CF 배경음악으로 먼저 포장되는 세상이다. 음원의 시대를 사는 젊은 가수들 앞에서, 그의 음반 발매일에 맞춰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팬들을 동원하는 서태지야말로 '음악 아이콘'임에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