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역대 대표팀 중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가장 큰 편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고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신화 속에 구대성(38, 한화), 이종범(38, KIA), 박찬호(35, LA 다저스) 등 큰 형님들의 리더십은 빼놓을 수 없다. 김경문호에 승선한 김민재(35, 한화), 진갑용(34, 삼성), 김동주(32, 두산), 이승엽(32, 요미우리) 등 고참 4인방의 활약에 따라 메달 획득 여부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력 뿐만 아니라 팀을 하나로 만드는 능력이 이들의 손에 좌우되는 셈. 한화 선수단의 주장 역할을 맡고 있는 김민재는 조용한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2루수, 유격수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김민재는 화끈한 방망이보다 안정된 수비로 대표팀의 철벽 내야를 지킬 전망. WBC에서 대표팀의 주전 2루수로 뛰며 타율 2할7푼3리(11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김민재는 "솔직한 마음으로는 쉬고 싶었지만 나라가 부른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7경기만 하면 된다. 126경기도 하고 133경기도 했는데 7경기는 별 것 아니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사명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최고참으로서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최종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최선을 다해 모두가 웃으며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주전 포수로 낙점된 진갑용은 아마 시절부터 국가대표 단골 손님. WBC 4강 신화와 올림픽 본선 진출은 물론 삼성의 세 차례 우승(2002, 2005, 2006년) 속에 진갑용은 빼놓을 수 없는 주역. 올 시즌 89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254타수 71안타) 10홈런 40타점 31득점으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최종 예선전서 대표팀의 주장으로 만점 역할을 했던 진갑용은 "대표팀에 모인 만큼 반드시 메달을 따야 하지 않겠냐. 이 한 몸 다 바쳐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진갑용은 "최종 예선전에서 주장 역할을 맡았던 경험이 있어 후배 선수들을 이끄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며 "예선전 때 만큼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국가대표 붙박이 4번 타자 김동주는 '코뿔소'라는 별명처럼 본선 무대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할 태세. 김동주는 올 시즌 두산의 주포로서 타율 2할9푼4리(272타수 80안타) 14홈런 74타점 42득점 2도루로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국내 최고의 오른손 타자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표팀의 메달 획득과 지난달 31일 롯데와의 경기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오재원과 교체됐으나 휴식 차원에서 교체했을 뿐 큰 부상은 아니다. 올림픽 아시아 예선(타율 1할6푼7리 1안타 1득점)과 최종 예선(타율 4할 2안타 1타점 3득점)에서 다소 주춤했던 김동주는 베이징에서 대한민국 오른손 거포의 위력을 마음껏 보여줄 각오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해외무대 진출을 선언한 김동주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미국과 일본의 프로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방망이를 휘두를 태세이다. 대표팀의 간판 타자 이승엽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보유한 이승엽은 각종 국제 대회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국민타자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종 예선전서 대표팀의 1루수 겸 3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 2홈런 12타점 5득점으로 8년 만에 본선 진출을 이끈 이승엽은 올 시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조국의 부름을 받고 고심 끝에 합류했다. "당연히 많이 고민했다. 짧은 시간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생각했고 모든 결정은 내가 했기 때문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올림픽이 끝날때까지 대표팀만 생각하겠다. 여기서 좋은 플레이를 해야 1군에 올라갈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벼랑 끝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 올림픽 대표팀의 '고참 4인방' 김민재, 진갑용, 김동주, 이승엽의 활약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과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인 셈이다. what@osen.co.kr 김민재-김동주-진갑용-이승엽. ▲ '두 얼굴의 소년' 김광현, '대표 선발진의 축'이 되다. ▲ 김경문, "끈끈한 팀워크로 메달 획득 노리겠다". ▲ 이승엽,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각오로 뛰겠다". ▲ '주장' 진갑용, "이 한 몸 다 바치겠다". ▲ 김경문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우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