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보스턴 레드삭스를 탈출한 매니 라미레스(36.LA 다저스)가 온순해졌다. 트레이드마크인 레게 머리를 자르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라미레스는 3일(한국시간) AP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조만간 머리를 자를 것"이라며 "머리야 다시 자라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스윙할 때마다 휘날리는 곱게 땋아올린 긴 머리는 라미레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보스턴 시절 그 누구도 라미레스의 외모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었다. 팀내 최고 스타인 그에 대한 간섭은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나 라미레스는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는 순간 바뀌었다. 조 토리 감독과 상견례 자리에서 "머리를 얼마나 소중히 다루는지 궁금하다. 약간 손질할 수 없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이를 즉석에서 수락했다. 토리는 장발 금지 규율이 살아 있는 뉴욕 양키스에서 지난해까지 12년간 지휘봉을 잡은 인물 .양키스는 선수들은 물론 행크 스타인브레너 구단주 이후 전 프런트 직원들도 항상 짧은 머리를 유지한다. 이런 토리와 함께 하게 된 라미레스는 "팀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구단이 나만 특별취급하길 원치 않는다"며 선수단의 일원으로 자기 역할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라미레스는 다저스 이적후 새 등번호로 99번을 받았다. 자신의 고유 번호인 24번은 다저스의 전설적 명장인 명예의 전당 헌액자 월터 앨스턴 전 감독의 번호로 영구결번된 상태. 라미레스는 이에 따라 34번을 원했으나 이 번호 역시 멕시코 출신 명투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현역 시절 사용한 번호여서 거부됐다.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이에 대해 "그렇다면 66번을 달라"고 했다가 곧바로 "99번으로 하겠다"고 통보해 라미레스의 새 번호가 확정됐다. 한편 라미레스는 다저스 이적 직전 마음을 바꿔 보스턴 측에 잔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 보도에 따르면 보라스는 지난 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 보스턴에 전화를 걸어 "향후 2년의 구단 옵션만 무효화해주면 보스턴에 남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보스턴은 라미레스의 그간 행적을 볼 때 팀에 잔류시킬 경우 남은 2달간 더 큰 말썽이 예상된다고 판단, 트레이드를 실행에 옮겼다. 금전적인 손실을 보더라도 골치 아픈 라미레스 보다는 융화력이 뛰어난 제이슨 베이가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현재 메이저리그 주위에서는 라미레스의 이적 소동을 보라스가 뒤에서 조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보라스는 "나는 절대 이 일을 기획하지 않았으며, 구단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일 뿐"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