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설자로 가니 잘 부탁한다". 김성근(66) SK 감독이 두산 감독이자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50) 두산 감독에게 의미있는 당부의 인사를 전했다. 김성근 감독은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가 한창 진행 중이던 1루 덕아웃에서 김경문 감독의 인사를 받았다. 김경문 감독은 기자 등 인파에 둘러싸인 틈을 헤집고 들어와 김성근 감독에게 공손하게 모자를 벗어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어, 그래 왔냐"라고 웃음으로 반긴 후 "내가 해설자로 가니까 잘 부탁한다"고 답했다. 김성근 감독은 오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 기간 동안 TV 중계 방송 해설자로 나선다. 일단 첫 경기인 미국전부터 중국, 캐나다, 일본까지 4경기 해설이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선 5~6일에는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쿠바와의 평가전 해설을 맡기로 했다. 1970년대 말 충암고 감독 시절 당시 동아방송 라디오에서 야구경기 해설을 맡은 적은 있다. 하지만 공중파 TV 야구 해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김 감독은 좀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한 발 빠른 해설로 야구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싶어한다. 김성근 감독은 평소에서도 "야구해설자는 누구보다 팀 내부 사정을 잘 알아야 한다. 볼배합이 왜 그렇게 됐는지, 감독의 성향도 경기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며 "그런 만큼 야구해설자는 직접 야구팬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만큼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부터 그다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리오스의 투구 동작 등 각종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의 우승이 결정된 순간 김경문 감독이 김성근 감독을 찾아 악수를 청해 쌓였던 앙금이 모두 풀린 듯 보였지만 올해 다시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선수 차출 문제로 다시 매끄럽지 못한 관계임을 드러내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제 이번 대표팀을 이끄는 김경문 감독이 펼치는 야구를 분석하고 해설해야 하는 역할을 김성근 감독이 맡게 됐다. 이제 김성근 감독이 김경문 감독의 절실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런만큼 '동군 올스타' 코칭스태프에 이어 '올림픽 메달'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묶인 두 감독이 보여줄 하모니는 어떤 것일지 기대를 모은다. 두 김 감독은 이날 올스타전에 코칭스태로 소개받아 그라운드에 나란히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정답게 나누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모았다. 과연 이번 올림픽이 두 감독의 화해의 장으로도 각광받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김성근 감독-김경문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