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쿠바' 박재홍, 문학구장의 '영웅'되다
OSEN 기자
발행 2008.08.03 20: 52

'리틀쿠바' 박재홍(35.SK 와이번스)이 한국야구의 체면을 살리며 '영웅'으로 탄생했다.
박재홍은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특별 이벤트로 열린 'G마켓 월드 홈런레이스'에서 쿠바와 네덜란드의 거포들을 물리치고 홈런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박재홍은 올스타전 개시전 열린 한국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7아웃제)에서 3개를 때려 한화 김태균과 서든데스를 치러 승리, 통산 3번째로 올스타전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어 올스타전 5회를 마치고 열린 월드 홈런레이스에서 네덜란드의 우타거포 샤놀 아드리아나와 서든데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 명실상부한 월드 홈런왕에 오르며 한국야구의 체면을 톡톡히 세웠다. 덩치가 훨씬 큰 외국인 거포들을 꺾은 승리로 예상밖의 선전이었다.
이날 월드 홈런레이스는 의외의 한 판으로 팬들에게 흥미만점의 스릴을 맛보게 했다.
예선에서 1개를 친 뒤 서든데스를 통해 네덜란드 대표로 선정된 아드리아나는 첫 번째 타자로 나서 의외의 홈런포를 가동했다. 아드리아나는 예선전과는 딴판으로 초장부터 홈런포를 터트리더니 7개를 마크했다. 이어 예선에서 9개씩이나 날리며 쿠바 대표로 나선 요즈바니 페라사 마린은 앞선 아드리아나가 예상외로 분전한 것에 긴장한 탓인지 예선처럼 홈런포를 날리지 못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여겨줬으나 단 1개에 그치며 물러났다.
마지막 한국대표로 등장한 박재홍은 신중하게 공을 고르며 배트를 힘껏 휘둘렀고 아깝게 파울 홈런 한 개를 날리는 등 7개를 때려 아드리아나와 동률을 이뤘다. 그리고 한 번씩 타석에 들어서는 서든데스에서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2번째 타석에서 좌측 펜스를 넘겼고 아드리아나가 외야 플라이에 그쳐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팬들은 박재홍을 연호하며 힘을 줬고 네덜란드 대표선수들은 관중석 테이블을 일제히 두드리며 아드리아나를 응원했다.
대다수 야구팬들과 국내 야구관계자들은 자칫 쿠바 등 외국인 거포에게 안방에서 홈런왕을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박재홍의 투혼으로 기우가 됐다. 아마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맹활약하며 '리틀쿠바'라는 명성을 얻은 박재홍이 외국인 거포들을 제압하며 완전히 '문학구장의 영웅'으로 탄생한 것이다.
올 시즌 14홈런에 타율 3할2푼5리로 맹활약,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재홍이 '자이언츠 쿠바'를 꺾고 '리틀쿠바'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한 한 여름밤의 잔치였다.
박재홍은 이날 홈런레이스에서 방망이 한 자루를 깨트린 것을 비롯해 구단관계자에게 방망이 사인을 해주는 등 방망이 값을 치뤘지만 이날 2차례 홈런레이스 우승으로 400만원 이상을 거머줘 남는 장사가 됐다. 올스타전 홈런왕은 상금 200만원, 월드 홈런왕은 상금 2000달러(한화 약 200만원)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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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삼성PAVV프로야구올스타전이 3일 오후 인천 문학 야구장에서 열렸다. 클리닝타임때 G마켓 월드홈런레이스에서 네덜란드 샤들아르니아나 선수와 SK 박재홍의 서든데스까지 가는 홈런 레이스에서 SK 박재홍이 1위를 차지하며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인천=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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