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의 지상과제는 메달 획득이다. 최대목표가 금메달이고 최소목표는 동메달이다. 하지만 한국야구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지역예선 탈락,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최하위 수모를 겪은 뒤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땄다. 동메달을 차지한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은 좋은 현재 대표팀에게 롤 모델이다. 당시 동메달 원동력을 중심으로 현재 대표팀 전력을 비교분석한다. 포스트 구대성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구대성이 합류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다.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예나 지금이나 구대성은 이름만으로도 큰 존재감을 선사한다. 시드니에서 구대성은 가장 빛난 야구영웅이었다. 동메달을 확정지은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9이닝 155구 11탈삼진 완투승을 거둔 투수가 바로 구대성이었다. 구대성은 3경기에서 팀내 투수 중 가장 많은 19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방어율 1.86 WHIP 0.88 피안타율 1할6푼9리 탈삼진 23개로 에이스 노릇을 완벽하게 해냈다. 현재 대표팀에서 구대성처럼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투수가 나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른바 포스트 구대성 찾기다. 후보로는 류현진·김광현·봉중근이 있다. 잠수함 투수 시드니 올림픽에서 돋보인 투수는 비단 구대성뿐만이 아니었다. ‘잠수함 3인방’ 정대현·박석진·임창용도 대단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던 정대현은 미국전 2경기에서 방어율 1.35 WHIP 0.83 피안타율 1할8푼4리로 압도적인 피칭을 과시했다. 박석진도 5경기에서 구대성 다음으로 많은 15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 방어율 1.72 WHIP 0.77 피안타율 1할5푼1리로 호투했다. 마무리투수 임창용도 3경기에서 방어율 제로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에서 잠수함 투수는 정대현 하나 뿐이다. 그러나 정대현도 프로 입단 후 불펜투수로 활약해 선발등판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 몸 상태도 좋지 않다. 대표팀 불안 요소 중 하나다. 테이블세터 시드니 올림픽에서 대표팀 공격의 포문을 연 테이블세터는 이병규·박종호·정수근이었다. 이병규는 9경기에서 37타수 13안타로 타율 3할5푼1리로 대표팀 최고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도루도 4개나 기록하며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주로 2번 타순에 기용됐던 박종호도 9경기에서 33타수 10안타로 타율 3할3리·2도루를 마크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사사구 7개를 얻어 출루율은 4할2푼5리였다. 정수근도 9경기에서 22타수 6안타 6사사구로 타율 2할7푼3리·출루율 4할2푼9리를 기록한 데다 도루도 6개나 기록했다. 이번 대표팀의 유력한 테이블세터는 이용규(KIA)-이종욱(두산)이다. 타격과 발 그리고 선구안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클린업 트리오 시드니 올림픽에서 대표팀 중심타선은 이승엽·김동주·김기태·박재홍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당시 대표팀 중심타자들은 슬럼프에 허덕였다. 이승엽(0.179)·김기태(0.182)·박재홍(0.182)이 모두 1할대 타율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김동주가 그나마 2할9푼2리의 타율도 체면치레했다. 김동주 대신 나온 김한수가 3할6푼8리로 대표팀 최고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예선과 3·4위 결정전에서 결정적인 순간 홈런과 2루타로 부진을 만회하며 최다 7타점을 기록했다. 김동주도 일본전 결승타를 때리며 5타점. 김기태와 박재홍도 각각 6·5타점으로 찬스에서는 제 몫을 했다. 이번 대표팀은 이승엽과 김동주가 건재한 가운데 이대호와 이택근이 합류했다. 찬스에서 한 방 해줄 수 있는 클러치 능력이 강조된다. 탄탄한 수비 시드니 올림픽에서 대표팀은 9경기에서 실책을 단 3개밖에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를 뽐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때마다 안정적인 수비가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김기태가 1개, 김태균이 2개 실책을 저질렀다. 박종호-박진만의 키스톤 콤비가 절정의 콤비네이션을 과시했고, 김동주와 번갈아 출장한 3루수 김한수도 물샐틈없는 수비로 핫코너를 지켰다. 외야의 이병규·박재홍·정수근도 좋았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수비를 강조한 선발에 무게를 뒀다. 베테랑 김민재와 박진만의 승선에는 수비의 안정화가 이유였다. 2루수 고영민도 1·2차 예선에서 수비력을 입증했다. 이종욱·이택근·이용규·이진영의 외야도 좋다. 물론 1차 예선 일본전 고영민처럼 불규칙 바운드에 따른 의외의 수비 실책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예기치 못한 변수를 이겨낼 수 있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