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대체선수 행운을 누릴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08.05 13: 02

[OSEN=이상학 객원기자] KIA 에이스 윤석민(22)이 극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부진을 거듭한 임태훈을 대신해 윤석민을 전격적으로 합류시켰다. 국제대회를 앞두고 엔트리가 바뀌는 건 이제 더 이상 흔치 않은 일이 아니다. 부상과 부진을 이유로 엔트리가 교체된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예외는 있었지만, 대다수 대체선수들이 발탁 이후 대표팀의 호성적과 함께 행운을 누렸다. 방콕 아시안게임, 강동우→심재학 1998년 플레이오프 3차전은 두 선수의 운명을 갈랐다. 삼성 외야수 강동우는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방콕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힌 반면 LG 중심타자 심재학은 대표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LG 이병규의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리다 딱딱한 펜스에 부딪쳐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한 선수가 하필이면 강동우였다. 결국 강동우는 대표팀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었고 그 자리를 심재학이 대신했다. 강동우에게는 불운이었지만 대표 탈락으로 군입대를 준비했던 심재학으로서는 극적인 행운이었다. 대회에서 심재학은 타율 1할5푼4리로 부진했지만 팀 동료들의 활약에 힘입어 금메달과 함께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시드니 올림픽, 송지만→이승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송지만(당시 한화)이 불운의 주인공이었다. 송지만은 올림픽 직전까지 120경기에서 468타수 158안타, 타율 3할3푼8리·32홈런·90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최다안타 1위, 타격·홈런 2위, 타점 5위에 랭크돼 그야말로 리그를 주름잡았었다. 그러나 올림픽을 딱 6일 앞두고 열린 이탈리아와의 연습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중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다. 송지만 대신 고졸신인 이승호(SK)가 합류, 2경기에서 방어율 1.93을 기록했다. 대표팀은 송지만의 공백에도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승호는 병역혜택을 받았다. 부산 아시안게임, 진갑용→김상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엔트리 변경과정은 지금도 해프닝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대표팀 주전포수로 기대를 모았던 진갑용(삼성)이 사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일으킨 것이 발단이었다. 최종 엔트리 명단은 22명이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진갑용의 대체선수로 김상훈(KIA)까지 포함해 23명의 엔트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진갑용이 그대로 대표팀에 들어갈 경우 김상훈이 탈락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진갑용의 약물복용 파문이 일파만파로 일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삼성의 사건축소조작이 이어져 진갑용이 탈락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진갑용의 자리를 대신한 김상훈은 아시안게임 4경기에서 10타수 5안타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걸고 병역혜택을 받았다. 아테네 올림픽예선, 심수창→조웅천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겸한 대회였다. 당시 한양대 4학년 심수창은 대표팀의 유일한 아마추어선수였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재박 감독이 심수창의 구위에 만족하지 못한 데다 잠수함 투수의 필요성을 느껴 대회 직전 그해 구원왕을 차지한 베테랑 조웅천(SK)으로 긴급교체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일주일밖에 쉬지 못한 조웅천은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으로 의욕은 넘쳤지만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던 대만전에서 1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무너지며 역전패의 주범이 됐다. 결국 대표팀도 대회 3위에 그쳐 아테네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김한수→이범호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3루수는 언제나처럼 김동주(두산)와 함께 김한수(당시 삼성)였다. 김동주가 공격력으로 어필한다면 김한수는 안정된 수비력으로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회를 두 달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김한수는 허리를 삐긋하며 부상을 입었다. 허리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결국 대표팀 고사의사를 전달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김한수의 대체 선수로 이범호(한화)를 택했다. 2005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신성으로 떠올랐던 이범호는 김한수의 대체 선수로 합류, 부상당한 김동주를 대신해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WBC 4강 신화에 기여했다. WBC를 계기로 수비력이 일취월장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김동주→정성훈 WBC에서 대표팀 기존의 3루수는 그야말로 전멸되고 말았다. 일찌감치 낙마한 김한수에 이어 김동주마저 아시아예선 대만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어깨가 완전히 탈구되는 중부상을 당했다. 어깨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엔트리 변경이 불가피했다. 당시 WBC 규정은 부상으로 선수를 교체를 해야 할 상황에서도 1라운드에서는 다른 선수를 투입할 수 없도록 돼 있었다. 2라운드에 진출해야 대체선수 출장이 가능했다. 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하면서 김동주의 대체선수를 뽑을 수 있게 됐는데 그 선수가 바로 당시 현대 정성훈(히어로즈)이었다. 김한수의 부상 탈락 때 이범호와 함께 대체선수로 거론됐지만, 출국불가로 밀렸던 정성훈은 극적으로 WBC 대표팀에 합류해 4강 신화를 누리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당시 성적은 4경기 5타수 무안타였다. 베이징 올림픽, 임태훈→윤석민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또 한 번 엔트리 변경이 일어났다. 고졸 2년차로 당당히 대표팀에 발탁됐던 임태훈(두산)이 부진을 거듭한 끝에 낙마한 가운데 윤석민(KIA)이 극적으로 대표팀에 최종 승선했다. 임태훈은 대표팀 발탁 후 7경기에서 1패1세이브 방어율 9.82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반면, 윤석민은 대표팀 탈락 이후 4경기에서 3승 방어율 1.66으로 압도적인 피칭을 과시하며 존재가치를 떨쳤다. 임태훈이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자 김경문 감독이 소속팀 선수인 임태훈을 과감하게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올 시즌 최고 선발투수로 꼽히고 있는 윤석민은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구원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어 다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윤석민은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 방어율 제로를 기록한 바 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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