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GK' 오영란-강일구, '20개월 된 딸을 위하여'
OSEN 기자
발행 2008.08.06 11: 27

'20개월 딸 서희를 위하여'. 집에 아이를 두고, 엄마와 아빠는 올림픽을 위해 격전지 베이징으로 떠났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위해 부부 수문장은 구슬땀을 흘리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무더위에 발도 무겁지만 텔레비전을 통해 응원할 딸을 위해서 오늘도 골문을 지킨다. 남녀 핸드볼 대표팀 주전 수문장 강일구(32, 인천도개공)와 오영란(36, 벽산건설) 부부가 이제 태릉선수촌을 떠나 격전지 베이징으로 무대를 옮겼다. 부인이 먼저 지난 5일 도착했고 6일 남편도 베이징 땅을 밟았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연인 사이로 동반 출전했던 이들은 강일구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서 탈락하면서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서 2002년 결혼 이후 처음으로 부부로서 출전한다. 뜻깊은 출전이지만 집에 두고 온 딸 서희가 눈에 밟힌다. 시댁에 어린 딸을 맡겨 미안한 마음이 항상 드는 오영란은 "엄마 아빠가 텔레비전에 나오면 알아 본다. 서희를 위해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내가 되고 싶다"며 남편을 생각하며 메달을 획득하고 싶다는 속뜻도 내비쳤다. 어디 엄마 뿐이랴. 아빠 강일구도 딸을 위해 자랑스런 아빠가 되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강호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이들의 슛을 온몸을 바쳐 막아내며 실전처럼 경기에 임했다. 베이징에 가서도 독일, 덴마크, 러시아 등을 상대해야 하는 강일구다. "이렇게 힘든 훈련을 어떻게 견딜까 생각이 들 정도다"며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고 밝힌 오영란도 딸을 생각하며 온몸으로 상대 슛을 막아낼 각오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도 각별한 이들 부부는 행여나 마음이 약해질까 지척에 있지만 각자의 고유의 영역은 지켜주겠다는 생각이다. 서로에게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는 이들 부부는 마음 속으로만 서로를 응원할 뿐이다. 선수촌 입촌 당시 강일구는 "올림픽에 도전하는 만큼 훈련할 때 거의 보지 않는다. 밥 먹을 때나 쉬는 시간에 잠시 볼 뿐이다"고 말했고 오영란도 "서로에게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각자 막는 방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며 서로를 믿는다고 말했다. 오영란은 오는 9일 러시아, 강일구는 10일 독일과 첫 경기를 치른다. 7rhdw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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