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이상의 아마야구' 쿠바를 접한 시선들
OSEN 기자
발행 2008.08.06 11: 36

"우리가 프로지만 배워야 한다". 베이징올림픽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쿠바 대표팀의 플레이를 '프로 이상'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첫 평가전에서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7회까지 2-2로 팽팽했지만 8회 대거 4실점하며 완패했다.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쿠바는 강했다. 프로 2군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다소 떨어지는 전력이라는 소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단 3명의 투수만으로 한국대표팀 타자를 다뤘다. 타자들은 톱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 게다가 교체 선수 없이 9이닝을 다 소화했다. 특히 수비는 거의 환상에 가까웠다. 전체적으로 타구를 잡은 후 동작은 상황에 따라 민첩하면서도 군더더기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3일 올스타전에 앞서 치른 네덜란드와의 친선전에서 보이던 느슨함은 찾을 수 없었다. 팀 동료의 실수를 곧바로 만회하는 모습이나 타구를 잡은 후 곧장 송구로 연결하는 외야수들의 동작은 물 흐르듯 완벽했다. 게다가 강하고 정확하기까지 했다. 톱타자 겸 중견수로 나온 두베르겔은 1회 정근우의 중전안타 때 홈으로 뛰어들던 2루주자 이종욱을 홈에서 가뿐하게 태그아웃시켰다. 정확하면서도 낮고 빠르게 날아든 공은 정확하게 페스타노의 미트로 빨려들었다. 두베르겔은 6회 역시 2루수가 놓친 공을 제빨리 잡아 3루로 던져 2루주자 정근우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이진영의 우전적시타 때 이대호가 3루까지 내달리다 우익수 벨의 정확한 송구에 비명횡사 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팀의 코칭스태프 및 야구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쿠바의 야구를 극착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왜 쿠바가 강한 지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놓친 후 다음 플레이로 이어지는 동작이나 외야수의 정확하고 강한 송구 능력은 우리가 프로지만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종욱이 2루에서 뛰다 홈에서 아웃된 것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인정했다. 또 "이날 나온 쿠바의 선발 라인업이 베스트가 아닐 것이다"며 "하위타선이 오히려 더 자세가 좋은 걸로 봐서는 분명 중국에서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선발 투수 베라는 기본적으로 150km대의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구속의 최저치와 최고치를 잘 이용하는 완급조절이 탁월하며 투구폼의 변형이 능숙하다"고 평했다. 또 이 위원은 "위기때는 사이드암으로 던지지만 카운트를 잡을 때는 정통파로 피칭하는 식이다. 게다가 36세라는 나이는 경력을 말해주고 있으며 102.2이닝 동안 15개의 사사구면 정상급 투수"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수비에서 대해서도 "저런 송구능력이 바로 우리 대표팀과의 개인 차이라 할 수 있다"며 "강한 수비는 최소실점으로 상대 공격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상황에 따른 다음 플레이가 반사적이다"고 덧붙였다. 유승안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은 "선발로 나온 베라보다 마지막에 나온 자로가 사실은 1선발이라고 보면 된다"며 "워낙 좋은 투수가 많기 때문에 저런 투수가 나오면 우리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기에 앞서 쿠바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보며 "가만히 보면 거의 모든 타자들이 중심을 뒤에 놓고 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공을 가까이서 보는 만큼 한 번 눈에 익으면 끝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김광현에 이어 6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그러나 "정직하게 상대해서는 안될 것 같더라"며 "중심이 모두 뒤에 있기 때문에 잘 끌려나오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또 "힘이 좋아 맞으면 장타를 걱정해야 한다. 직구보다는 각이 큰 변화구 승부가 오히려 먹힐 것 같다"고 느낌을 밝혔다. 그래도 김 감독은 "선취점을 내고도 계속해서 추격했을 때는 쿠바도 긴장했을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사인을 내지 않았지만 찬스 때 적극적으로 득점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6일 경기에서는 최대한 점수를 좁혀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은 6일 쿠바와 가질 또 한 번의 평가전을 마친 후 7일과 8일 휴식을 취한다. 9일에는 타이 브레이크와 관련한 훈련을 마친 후 10일 베이징으로 간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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