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부진으로 인해 스타일을 많이 구기기는 했지만 아무튼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한 명임에는 틀림없다. 한때는 '외계인' 이라는 별명을 들을만큼 화려했던 플레이를 자랑했었다. 2008~2009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무대를 떠나 이탈리아의 AC 밀란으로 이적한 호나우디뉴(28) 얘기다. 자신이 몸담았던 팀을 리그 우승과 컵대회 우승으로 이끌었고 유럽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국가대표로도 코파 아메리카와 컨페더레이션스컵 그리고 월드컵 우승도 일구어냈다. 개인상도 휩쓸었다. FIFA 올해의 선수를 두 차례나 탔고 월드컵에서도 올스타팀에 들었다. 올해의 유럽선수상과 국제축구선수협회가 뽑은 올해의 선수상도 휩쓸었다. 하지만 이런 그가 한 번도 밟지 못한 곳이 있으니 바로 올림픽 시상대 맨 꼭대기다. 호나우디뉴의 올림픽 참가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00년 당시 그레미우 소속이었던 호나우디뉴는 시드니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는 카메룬과 8강전에서 동점골을 기록했지만 결국 팀이 후반 결승골을 내주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브라질을 꺾은 카메룬은 금메달을 차지했다. 호나우디뉴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이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눈밖에 난 그는 올림픽 출전 문제로 바르셀로나와 마찰이 일자 AC 밀란으로 이적해버렸다. 물론 올림픽 출전이 이적의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었지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호나우디뉴에게 이번 올림픽은 각별하다. 자신의 승부욕을 불태우고 목표 의식을 재상기시켜줄 좋은 찬스이기 때문이다. 호나우디뉴는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루었다. 이른 나이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 그는 목표 의식 결여로 인해 지난 시즌을 방황 속에 보내야만 했다. 지난 7월초 방한했을 당시 그는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결혼해서 대가족을 이루고 싶다" 라는 허탈한 답변만을 했을 뿐이다. 이런 그가 돌파구로 찾은 것이 AC 밀란으로 이적이지만 그것보다 좀 더 빨리 정신적으로 제 궤도에 올릴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역시 새로운 도전인 것은 분명하지만 같은 유럽 축구 범주 내에서 도전이다. 반면 올림픽은 새로운, 그것도 한 번 실패했던 무대에 재도전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호나우디뉴의 구미를 당기게 한 것이다. 호나우디뉴 역시 FIFA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조국을 대표해 재도전하는 것은 엄청난 영광" 이라며 "나와 우리 팀의 목표는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이다" 고 목표를 확고히 했다. 올림픽을 발판 삼아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려는 호나우디뉴.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외계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bbadagu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