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쓴잔을 들이켰던 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대표팀이 '아마 최강' 쿠바를 상대로 화끈한 설욕전에 성공했다. 프로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선발 봉중근의 호투와 타선이 홈런 2개 포함 장단 17안타를 폭발시킨 끝에 15-3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국내에서 가진 세 번의 평가전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올린 대표팀은 오는 7일과 8일 이틀간 달콤한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날 대표팀의 승리는 프로선수가 처음으로 출전했던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쿠바를 상대로 거둔 첫 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표팀은 전날 경기까지 2000년 이후 8전전패를 기록, 쿠바를 만나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봉중근은 4이닝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7-0으로 앞선 5회부터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넘겨 역사의 장면을 이끈 선봉장이 됐다. 봉중근은 이날 7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다. 매 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그 때마다 절묘한 완급조절로 쿠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총투구수는 81개에 불과했다. 대표팀 타선은 1회부터 폭발, 6회 공격까지만 13안타를 폭발시키며 13득점, 일찌감치 승부를 굳혔다. 진갑용을 제외한 선발 전원이 득점을 올릴 정도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이종욱, 정근우, 이대호, 진갑용, 박진만은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날도 선발 1루수 겸 4번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3타수 1안타에 그쳤다.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평가전에 첫 출전한 김동주는 박진만과 나란히 3타점씩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1회 김동주의 2타점 좌측 2루타로 리드를 잡은 대표팀은 3회 2사 만루에서 터진 진갑용의 2타점 중전적시타로 4-0으로 달아났다. 계속된 공격에서 박진만의 2루수 내야안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승기를 잡은 대표팀은 4회 이용규의 좌측 적시 2루타와 김동주의 유격수 땅볼로 2점을 보탰고 5회에는 고영민의 중월 투런포가 작렬하며 쿠바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았다. 9-0으로 앞선 6회에는 2루타 2개 포함 4안타로 4득점을 올렸고 7회에는 정근우의 투런포까지 더해져 쿠바를 넉다운시켰다. 전날 3홈런 10안타로 무서운 타격을 보여줬던 쿠바는 이날 6회까지 4안타로 무득점하며 하루 만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윤석민을 상대로 좌측 담장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려 영패를 면한데 이어 9회 한기주를 상대로 2점을 추가,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한국은 봉중근(4이닝 무실점)에 이어 윤석민(2이닝 1실점), 정대현(1이닝 무실점), 권혁(1이닝 무실점), 한기주(1이닝 2실점) 등 5명의 투수를 테스트했다. 임태훈 대신 교체 선수로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윤석민은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5회 삼자범퇴와는 달리 6회 솔로포 포함 3안타를 맞아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반면 전날 투수 3명, 선발 타자 9명 등 12명만으로 대표팀을 무력화시켰던 쿠바는 이날 선발 에디엘 팔마를 포함해 투수만 5명이 올라올 정도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letmeout@osen.co.kr 한국 올림픽야구대표팀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6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쿠바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졌다. 1회초 2사 1,2루 김동주의 좌중간 2타점 적시타로 1루 주자 이승엽과 2루 주자 이진영이 홈을 밟으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 . . . .
